나는야, 통통마디. 봄이면 바슬바슬 하얀 소금기 어린 갯벌에서 어영차, 통통하게 귀여운 싹을 올리고 여느 식물들처럼 햇살 받아 광합성도 하고, 장미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꽃을 피우고, 콩, 팥처럼 크지 않아도 씨앗 맺는 통통마디. 아니 퉁퉁마디. 칠면초, 해홍나물, 나문재와 함께 갯벌을 지키는 퉁퉁한 마중물. 해님보고 달님보고 빌어본다.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같이 살고 싶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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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퉁마디
Salicornia europaea 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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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갯벌에 갈 때마다 어김없이 반겨주는 식물, 퉁퉁마디.
퉁퉁마디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염생식물(halophyte) 중 하나로 명아주과에 속하고 서해안, 울릉도 바닷가에서 잘 자라는 일년초입니다. 그 모양이 퉁퉁하고 마디마디가 튀어나와 퉁퉁마디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짠 바닷물로부터 체내의 수분을 지키기 위해 환경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마디가 많은 부분이 퉁퉁마디의 줄기이고, 가지는 2~3번 갈라져 마주나며, 잎은 없습니다. 키는 10~40cm 정도 자라고 6~8월이 되면 가지 끝에 녹색으로 보일 듯 말 듯한 꽃이 핍니다. 열매는 10월에 납작하고 까맣게 익습니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식물 전체가 녹색을 띠다가 가을이 되면 진한 빨강색으로 물듭니다.
퉁퉁마디와 같은 염생식물은 세포 안에 많은 소금기가 들어있어 삼투압이 높기 때문에 토양 용액의 침투가 높을 때도 물을 빨아들일 수 있는 특색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반 육지식물이 살지 못하는 염기가 높은 토양에서도 살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염생식물은 16과 40여 종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서남해안 갯벌 상부지역에 그 군락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칠면초, 나문재, 해홍나물 등도 우리나라의 염습지에 서식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퉁퉁마디는 모래질 토양이나 건조한 지역보다는 저습한 염습지나 염전의 수로 부근에 순군락을 형성합니다. 토양에 수분이 많은 곳을 선호하면서도 정작 침수에는 약해서 강우가 계속되어 땅이 장기간 침수되면 말라죽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주로 만조선 윗부분에 서식합니다. 또 다른 종과의 경쟁에서 쉽게 밀리는 편이라 아무도 없는 간척지에 개척자 생물로 들어갔다가 다른 염생식물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사라지는 종이기도 합니다.
맛이 짠 풀이라고 하여 함초(鹹草)라고도 불리는 퉁퉁마디는 영어로 Glasswort라 불립니다. 옛날에는 유리를 만드는 재료인 탄산소듐(Na2CO3), 흔히 말하는 소다를 얻기 위해 함초를 태운 재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연유로 이름에 유리(glass)가 들어갑니다. 특유의 독특한 짠맛 때문에 생나물의 형태로 식용되어 왔으며 다양한 민간요법 재료로도 사용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에서도 퉁퉁마디를 식용합니다. 퉁퉁마디 추출물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거나, 당뇨에 의한 체중 감소 현상을 억제시킨다거나, 항산화 효과가 있다거나 하는 연구결과로 기능성 식품 소재로서도 주목받았습니다.
퉁퉁마디와 같은 염생식물을 먹는 것은 사람만이 아닙니다. 염생식물은 저서무척추생물, 어류, 조류 등에게 기초적인 영양공급을 하는 생산자이면서 갯벌에 사는 생물들에게 서식처, 은식처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한 연안 침식을 막고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도 합니다. 최근에는 식물체와 퇴적물에 대기 중의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블루카본(Blue Carbon)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논해지기도 했습니다. 퉁퉁마디를 예로 들면, 잎은 보이지 않아도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해 대기 중의 탄소를 자신의 몸에 저장하고 생활사가 끝난 후에도 갯벌에 묻혀 퉁퉁마디 체내에 저장된 탄소가 대기로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오랜 기간 갯벌에 갇히게 됩니다.
사상 최악이라 불렸던 올해 폭염이 연안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쳐 많은 염생식물들의 식생량에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염생식물의 식생량이 줄어드는 것은 장기적인 모니터링 결과로 증명된 것으로, 염생식물의 감소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연안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할 것입니다. 수라갯벌에 갈 때마다 반겨주었던 퉁퉁마디를 비롯한 염생식물이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참고]
김종배 외(2007), 염생식물의 기능: 퉁퉁마디(S.herbacea)의 항산화능, 수산해양교육연구 v,19, no.2. p.198
서울대학교 해양저서생태학연구실 홈페이지 https://benthos.snu.ac.kr
경향신문(2024.8.17.), 「온실가스 품는 갯벌 염생식물도 말라죽어···“이런 광경은 처음”」<10.7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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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3년 8월 해창갯벌 모치와 저어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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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 보이지 않는 것들의 삶
사리가 되어 저 새만금 방조제의 수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고 바닷물이 들어오자 해창갯벌에 머물던 모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물끝선 낮은 곳을 먼저 가기 위해 달려든다. 언젠가 바닷사람이었던 여길욱 님이 그랬다. 바다를 보며 바닷물이 들어오면, 물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바람도 그리고 물고기들도 들어온다고 했다.
이제 그 말을 내가 그대로 전하고 있다. 모치들은 천적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되도록 모여 생활한다. 그러다 물이 들어오면 이처럼 물살을 일으키며 새로 적셔진 갯벌의 유기물을 먹는다. 사진 속에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숨어있다. 보이는 건 저어새고, 보이지 않는 건 물속의 모치들이다. 둘 다 함께 자연 속에 공존한다. 저어새들이 물이 들어오자 치어 떼를 몰아가며 먹이를 잡고 있다. 저어새의 역동성을 만드는 건사진 속 보이지 않는 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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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의 시간
'기러기 비행구역이이니 전투기 및 항공기는 출입을 자제해 달라’
가을이 깊어지는 수라는 칠면초, 해홍나물, 퉁퉁마디들이 붉은 융단처럼 낮게 깔린다. 억새와 갈대들 역시 고개를 숙인 채 꽃을 피워내고 진한 초록의 자리는 농익은 갈색 빛이 자리를 잡는다. 기나긴 여름 끝에 만난 가을이라 그런지 수라를 지키는 갈매기도, 가마우지도, 저어새들도 한결 편안해 보이는 것은 그저 인간의 눈으로 본 나만의 생각일지도.
해가 뜨는 시간쯤 되면 ‘기럭기럭’ 소리와 함께 한 무리의 기러기들이 서쪽으로 가고 해가 떨어지는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기럭기럭’하며 수확이 끝난 논으로 되돌아온다. 기러기들은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부지런히 출퇴근한다. 전투기들이 날던 하늘에 기러기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러기 비행구역이이니 전투기 및 항공기는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하늘에 현수막이라도 붙여 놓고 싶은 심정이다. 기러기들은 주로 추수가 끝난 논에 내려 앉아 알곡을 주워 먹거나 수라갯벌 쪽으로 이동해 초지의 풀을 먹기도 한다는데 내 눈에 보이는 모습은 어딘가에 서거나 앉아서 햇볕을 즐기는 모습이다. 그중 네댓 마리는 경계를 서고 있는지 조금 가까이 다가가면 어김없이 푸드덕 날아오른다.
기러기는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에서 번식을 하고 아시아지역에서 월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수라에 내려앉은 기러기들은 올봄 번식을 하고 월동을 위해 한국, 수라를 찾았을 것이다. 긴 노동 끝에 만난 한가로운 가을의 시간에 인간의 호기심은 이들을 다시 떠올랐다 내려앉게 하니 호기심에도 거리가 필요하다.
인간은 결코 스스로 이동할 수 없을 경로를 날아오르는 기러기와 계절의 변화 한 가운데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자연과 삶, 세상의 경이로움에 대해 많은 시를 남긴 메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너의 상상에 맡겨져 있지,
저 기러기들처럼 거칠고 흥겨운 소리로 너에게 소리치지-
세상 만물이 이룬 가족 안에 네가 있음을
거듭거듭 알려주지.
기러기들이 거칠고 흥겹게 거듭거듭 소리치는 것은 들으려 하면 들릴 것이고 듣지 않으려 한다면 그저 지나갈 것이다. 한 순간 만이라도 밖으로 나가 가만히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수라가 아니라 해도 어디에서나 기러기의 외침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 역시 ‘세상 만물이 이룬 가족 안에’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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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 새만금신공항의 현재
갯벌은 육지일까? 바다일까?
달의 힘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면 바다가 되었다가 달의 힘으로 바닷물이 없어지면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은 자연이 시간의 공력을 들여 만들어낸 걸작이다. 갯벌은 바다와 육지 사이에 하루에 두 번 썰물 때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하루에 12시간 바다, 12시간은 육지지만. 조수간만의 차로 그 면적은 시시때때로 다르다.
조수간만이 있다고 모두 갯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삼면이 바다인데, 서해안은 갯벌이 발달하였고, 동해안에는 갯벌이 없다. 갯벌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갯벌이 형성될 수 있다. 육지로부터 500km 이내 바다 속에 대륙붕이 있어야 하며, 육지로부터 물이 흘러 들어와야 하다. 육지로부터 모래 등의 퇴적물이 조수간만에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가서 쌓이고, 쌓여 경사가 완만하게 형성되어야 한다. 갯벌이 형성되는 데에는 짧게는 6000년에서 길게는 10.00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갯벌의 경사로에 따라 갯벌의 나이를 대충 가늠할 수 있는데, 경사로가 완만할수록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었다. 갯벌은 시간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자연의 걸작이며 생명의 보고이자 육지와 바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아니 두 곳 모두를 포함하는 생태계의 보석과 같은 곳이다.
수라갯벌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
갯벌을 펄갯벌, 모래갯벌, 혼합갯벌로 구분하는데, 우리나라 갯벌에는 식물164종, 동물687종이 살아가는 풍부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갯벌에 따라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수라갯벌은 육지 쪽은 모래갯벌을 보이다 점점 깊은 곳으로 가면 펄의 함량이 늘어난다. 새만금이 바다였던 당시에는 갯벌이 육지로부터 최대 4km까지 되었다고 한다. 새만금 방조제로 바닷물이 자유롭게 들어오지 못하는 현재, 염생식물(해홍나물, 퉁퉁마디), 벼과식물(갈대, 산조풀, 모새달), 사초과식물(천일사초, 양뿔사초), 소나무, 버드나무 등의 식물과 양서파충류(금개구리, 실뱀, 맹꽁이)와 포유류(삵, 고라니)와 조류(저어새, 검은머리 물떼새)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이 55종(천연기념물 23종)이나 살고 있다.
수라갯벌에는 새발의 피 만큼 적은 양의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지만, 그래도 풍부한 초지가 형성되어 초식동물들의 먹이원이 되고,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놀랍게도 국내최대의 염생식물 군락지가 형성되었다. 수라갯벌은 면적이 약8.2㎢(순천만5.4㎢)이다.
수라갯벌이 새만금신공항이 되면 무슨 문제가 발생할까?
군산에는 미군기지가 있고, 미군기지에 군산공항이 있어 제주와 군산을 왕복하는 여객기가 뜨고 진다. 정부와 전북도는 미군기지로부터 1.35km 서쪽에 공항을 하나 더 짓겠다며,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을 새로이 추진하고 있다. 그곳은 바로 수라갯벌이다.
새만금 간척사업과 마찬가지로 새만금신공항사업이 지역 균형발전 프로젝트로 부흥과 발전을 가져오겠다고 큰소리치지만, 이는 허구이며, 허상이다. 새만금개발사업만 봐도 그렇다. 1조 2천억으로 2004년 완공하겠다는 새만금 사업에 지금까지 들어간 국민세금만 약 12조원에 달하며 완공 시점도 2050년으로 밀려났다. 새만금사업은 그저 국민들의 세금으로 토건자본의 배를 불려주는 사업에 불과하다.
기후위기시대에 갯벌과 연안습지는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공항을 짓는다는 건 그런 갯벌이 사라지는 것이며, 중간 기착지로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 철새들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이다.
한국정부는 새만금신공항사업에 대한 주한미군의 요구조건을 모두 받아들였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기존 공항과 활주로 높이를 같게 할 것, 두 개의 공항을 육로로 이동할 수 있는 도로를 만들 것(23만평), 두 공항의 관제권 90% 중복이다. 다시 말해 미군이 관제권을 행사하고 유사시 새만금신공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군산미군기지의 제2활주로 사업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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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엔 연잎밥
폭염이 지속되는 한여름 야외에서 먹을 밥을 준비할 때는 항상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날이 덥거나 오랫동안 길 위에 있어야 할 때는 안전하게 연잎밥을 준비하는 편이다. 부산의 한진중공업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할 때 참가했던 희망버스 때도 청주에서 만들어 갔던 것이 연잎밥이다. 밥을 새벽에 준비해서 가지만 아주 늦은 저녁 시간 길거리에서, 혹은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먹을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농담처럼 ‘연대엔 연잎밥’이라고나 할까?
행사를 준비할 때 가장 걱정되는 건 날씨다. 더위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지만 예상치 못하게 비를 맞는 건 언제나 불안불안하다.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를 떠올릴 때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길을 막아선 전경들과 드잡이질을 했던 것보다 비를 맞아 쫄딱 젖은 후에 길거리에서 밤을 샜던 일이다. 다음날 아침에 먹었던 연잎밥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9월 한가위가 지났는데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폭염을 겪다보니 팽팽문화제를 위해 어떤 음식을 준비할까 고민하기도 전에 당연하다는 듯이 “덥고 습하니까 연잎밥”이라고 말해버렸다.
연잎밥은 그 자체의 독특한 향이 입맛을 돋게 해주고 예부터 도시락처럼 밭일을 나가는 농부님들의 훌륭한 한 끼 식사로 애용되던 음식이라고 한다. 연잎에 밥을 넣어서 한번 쪄내면 오랜 시간을 두어도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연잎밥을 할 때는 밥 자체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도록 갖가지 재료들을 섞어서 밥을 한다. 짭쪼롬하게 간을 해서 다른 반찬이 필요 없도록 밥 한 덩이에 여러 가지를 담아내는 방식으로 누구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다.
연잎밥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준비하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와도 우리의 팽팽문화제는 멈추지 않을 테니까, 차라리 비가 와서 좀 시원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밥을 안치고 준비한 연잎을 소금물에 씻어냈다.
비는 엄청나게 쏟아지고 핸드폰으로 연신 재난안전문자가 쏟아져 들어왔다. ‘우와, 간만에 비가 제대로 내리려나 보네’라는 생각을 하며 넋 놓고 밖을 바라보는데 중서님에게 연락이 왔다. 9월 팽팽 문화제가 비 때문에 취소된 것이다.
연잎밥은 한 번 할 때 많은 양을 한다.
연잎밥 자체가 맛보다는 보관의 용이함 때문에 각광받던 음식이라서 그런지 큰 찜솥 가득 채워서 한다. 그리고 낱개로 하나하나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잘 싸매서 냉동보관하면 더운 여름 내내 비상식량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쏟아지는 비 때문에 50인분의 연잎밥이 남았지만 걱정하진 않는다. 10월 팽팽문화제 때 더 많은 분들과 반갑고 즐겁게 만나서 연잎밥을 나눌 수 있겠지!
팽팽문화제에서 항상 음식을 장만해주는 '공룡'은 투쟁현장에서 기록과 음식 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몸을 쓰며 연대하는 청주 지역 단체입니다. 글쓴이는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의 멤버이자 팽팽셰프 박영길 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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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계가족
사람 때문에 아프고 사람 때문에
탐욕스런 상어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정어리 떼처럼 몰려다녀야
혈연보다 운동이 진한, 이런 우릴 ‘경계가족’이라 했다. 남들이 뭐라 하든 ‘SOS 평화 긴급 구조대’이다. 1999년 당시 군산미군기지와 해고노동자들의 기막힌 연대 투쟁은 이름하야 ‘문패밀리’를 만들었고, “착취와 탐욕스런 상어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정어리 떼처럼 몰려다녀야 한다”며 기념비적인 투쟁사례들을 만들었다. 이런 전통은 암묵적으로 내려와 어느덧 가풍이 되었다.
투쟁의 현장에서 보면 국가폭력을 당하는 피해당사자는 분노와 절망감에 빠져 심한 아픔을 겪게 된다. 그 아픔은 전이되어 연대자도 아프다. 오랫동안 사회운동의 일부가 되어 살아오면서, 외부의 적으로부터 공격을 당할 때 각자가 뭘 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느껴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빛나던 사람들이지만, 정작 자신의 아픔과 힘듦에 대해서는 말도 못하고 견딘다. 현장이란 그런 곳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우린 씩씩하니까. 이런 자기 암시도 한 두 번이지... 십년이 넘도록 반복적으로 자행되는 국가폭력의 트라우마를 마음속에 쌓아두고 썩혀 오다 곪아 터졌다. 앞만 보며 달려온 인정머리 없는 자신을 자책해 보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자신과 서로를 살피는 문제엔 서툴렀다.
자책이 집단 증후로 빠져들 즈음 철없어(?) 보였던 친구들이 이상야릇한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한다며 우리를 찾아 왔다. 부산함과 서툶, 수다와 소란이 동시에 연출되는 상황이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이런 특별 이벤트는 한 달에 한 번씩 이어졌다. 그 과정을 통해 친구들도 아픔을 겪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 같이 먹는 순간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우린 식구가 되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점점 바뀌었고 예전의 마음을 담기엔 버거울 정도로 드넓고 복잡해 졌다. 변하지 않는 세상에 화가 나고 언제까지 이러한 일상을 반복해야 하는지 짜증이 나는 아픔을 겪고 있지만 지금 우리는 새로운 가풍을 만들고 있는 중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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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상시해수유통과 생태계 복원 기원미사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해창갯벌(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1024-7)
*천주교 전주교구청에서 1시 30분 출발 버스 있습니다.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를 위한 선전전
매주 목요일 오후 4시~5시 군산 한길문고
군산평화박물관
개관시간 매주 수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점심식사 시간 12시~1시 30분)
공휴일, 월요일, 화요일 정기 휴관
마흔여섯번째 팽팽문화제
2024년 10월 26일 (토) 14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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