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를 좋아하는 편이다. 습지에 가면 가장 반가운 생물이 사초이다. 사초는 화려하진 않지만 부드럽고 섬세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흔히 습지 주변에서 자라는 사초과는 형태적으로는 벼과식물과 가장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전 분석 연구와 형태적 특징을 검토한 결과 골풀과와 가장 근연 관계에 있는 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 전 세계적으로는 100속 5,400여 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국립생물종목록(2025년 기준)에 사초과는 244종이 기록되어 있다.
양뿔사초는 강원, 경기, 전북(군산) 이북의 습지에 드물게 분포한다. 다년초이며 줄기는 곧고 세모지다. 잎은 선형으로 편평하고, 줄기보다 길다. 꽃은 5월에 피는데 3~6개의이삭꽃차례로 되며, 가장 위쪽은 수꽃차례이고 간혹암꽃이 피며, 그 아래에 암꽃차례가 달린다. 수꽃차례는 곤봉 모양으로 길이 2.0~3.5cm, 암꽃차례는 타원형으로 길이 1.5~3.0cm, 폭 1.5~1.8cm다. 열매주머니(과낭) 끝이 2갈래로 갈라져서 구부러진 모양이 양의 뿔 같다고 하여 양뿔사초라고 한다. 산양사초라고도 부른다.
2024년 5월, 새만금신공항 계획 부지인 수라갯벌 중심부의 습지대에서 희귀 습지식물인 양뿔사초 군락이 발견되었다. 양뿔사초 군락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 진행하는 조류, 곤충류, 포유류, 식물류, 양서파충류, 저서생물 등의 현장 교육을 통한 <수라갯벌 길라잡이> 양성교육 과정 중 '수라갯벌의 식물' 교육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발견된 양뿔사초는 최소 100본 이상으로 군락의 형태를 보였기에 조사단은 추후 정밀조사가 이뤄질 경우 훨씬 더 많은 군락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발견은 전북이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공존하는 곳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수라갯벌이 습지로서 매우 중요한 생태적/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5월에 양뿔사초 꽃이 피고 나면 6월쯤 열매가 익는다고 한다. 6월이다! 올해도 수라에서 그 양뿔모양의 열매주머니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 및 인용] 국립생물자원관 홈페이지 새만금과 수라갯벌 답사를 위한 안내 https://oursura.org/ 김나희, ‘새만금신공항 부지서 희귀 '양뿔사초' 군락 발견’. 24.05.17., 오마이뉴스 http://amborella.net/HIDDEN/2022-Parataxonomist/SedgeKey2.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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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꿈, 양뿔사초
작은 풀씨가 커다란 꿈을 꿉니다. 큰뿔양처럼 굽이쳐 솟은 커다란 뿔을 뽐내며 해님과 함께 달님과 함께 대자연의 억만겁을 노래합니다. 수라갯벌에 살겠노라, 사라지지 않겠노라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함께 살고 싶다고 양뿔사초가 수라에 깃든 바람과 함께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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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자동차 바퀴 자국이 선명한 공사장 모래 바닥에 쇠제비갈매기 어미가 앉아 있다. 공사장 트럭들이 바삐 오갔던 그곳에 왜 앉아 있는 걸까. 오후 5시 이후 공사장 트럭들은 시끄러운 공사장을 빠져 나갔고, 바퀴 자국이 선명한 그곳에 쇠제비갈매기가 계속 앉아 있다. 자동차가 와도 비켜서지 않았지만,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쇠제비갈매기가 날아오르자,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 2마리가 눈을 꾸욱 감고 웅크리고 있는 게 아닌가. 내일 아침 일찍 공사장 트럭들은 다시 이 길을 오고 갈 것이다. 한순간도 안전하지 않은 새만금 매립지는 이렇게 매 순간순간 생명에 대한 긴장된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은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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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세계에서 피난처를 찾으며
『식물의 사유』라니. 제목부터 골치가 지끈거린다. 캠핑으로 평소보다 들뜬 분위기의 제65회 팽팽문화제 천막 구석에서 소음을 뚫고 낭독을 이어간다. 두 사람의 철학자가 그들의 철학적 사유를 주고받은 서신으로 구성된 책이다. ‘식물 존재’를 통해 그동안 서구 형이상학을 지배해 온 이분법에 대한 사유, 동일성에 대한 사유를 넘어서려고 한단다. 벌써 두통이 오는 것 같으니 <식물 세계에서 피난처 찾기>라는 글 하나만 골라 읽기로 했다. 명색이 팽나무 아래에서 만나는 읽기모임이니 ‘식물의 철학’을 한다는 철학자 마이클 마더의 글은 구경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마이클 마더는 열세 살 때 가족과 이민을 떠나기 전 러시아의 수도에서 자란 유대계 어린이로서 무소속감과 추방을 사무치게 느낀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떠나 캐나다로 이민을 갔고, 이후 북미를 거쳐 유럽으로 거주지를 옮기며 떠도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이동’을 ‘일자리 유연성’과 같은 현대적 산물로 여기는 정치인들은 ‘한곳에 머물고 견디며 계속 거주하는 것-정체(停滯)’를 무능하다고 판단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무능력이나 과거에 사로잡힌 감상적 유물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실제 그러한가. 그는 자신이 처음 살았던 두 나라, 러시아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서 사실상 쫓겨난 이유를 ‘인종차별주의와 군사주의, 그리고 이 둘을 서로 강화하는 독성적 결합’ 탓이라고 말한다. 하제마을의 강제이주처럼, 살던 곳에서 쫓겨나야 하는 경험은 살던 곳에 자라고 있던 나무, 심었던 나무가 강제로 뽑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고대의 법은 나무를 뿌리 뽑는 행위를 타협의 여지없는 전면전의 선포로 이해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파괴하는 것과 나무를 뽑는 모든 행동은 모든 사람을(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모두) 난민으로 만들었으니 이로써 이스라엘의 정당성을 철저하게 허물어졌다고 지적한다.
마이클 마더의 개인적 경험을 읽으며 전주시 버드나무가 한꺼번에 베인 사건 등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동시에 ‘식물 철학’에 대한 의심도 생긴다. 인간이 식물을 이해할 수는 있는가? 인간 중심으로 추정하는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또 인간과 식물의 공존이 어떤 방식으로 가능하다는 것인가? 의문에 정답을 찾지 못해도 우리는 질문을 이어간다. 하제마을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기쁘지만, 보존을 위해 울타리를 치고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게 된 것에 씁쓸해지지 않았던가. 나무와 인간의 공존 방식에 대해서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의 정신적·육체적 거주지는 우리를 위협적인 바깥 세계로부터 분리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왔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바깥 세계에서 거의 완벽하게 분리시켜 바깥 세계와의 접촉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의 사회환경과 공동체와 국가에서 추방당한 우리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에서 또 다시 분리되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식물 세계에서 피난처를 찾는 까닭일 것입니다.” 서구 철학이 구축해온 자연-문화, 물질-정신, 감각성-초월성, 주체-타자, 여성-남성, 비인간-인간, 등의 이분법은 ‘바깥 세계로부터 분리’하는 거주의 방식이 만들어낸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현재 저자는 뿌리 뽑힌 난민으로서 다시 돌아가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가 수천 년 동안 도망쳐 왔던 식물 세계로 도피해 들어갑니다. 우리의 문화 자체를 규정지어 온 이 도피의 산물을 허무는 일은 무척 힘듭니다. 문화의 진행 방향을 되돌려 문화를 식물과 생명 세계를 사랑하며 키우는 것으로 다시 사유하는 일 역시 그 못지않게 힘듭니다.”
인간에게 ‘식물의 사유’는 불가할 수 있으나 ‘식물의 존재를 통해서’ 다른 방식의 사유를 시작할 때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여전히 골치는 지끈거리지만 ‘식물의 사유’에 도전할만 하다.
『식물의 사유』 루스 이리가레. 마이클 마더(2020, 알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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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한 번, 신세는 영원
옥봉생태평화센터 ‘새사람’ 건립을 위한 특별전 <평화여 멀구나!> 전시가 6월 7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마음 모아주신 덕분에 문정현 신부님의 서각이 의미 있는 곳들로 떠났습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신부님의 글귀가 힘과 길을 내어주는 용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탱자의 진흙탕, 비타협 연작과 이재각 작가의 하제마을과 팽나무, 치자의 월간 수라 표지그림과 인디의 디자인, 토니의 새사람행진 지도와 사진, 토리의 새 도자기 작업, 동아시아 에코토피아의 판화와 실크스크린, 김남현 작가의 나는 나무새, 딸기의 자수와 새 조각, 설해와 무밍의 영상, 그리고 황상윤 님의 멋진 글씨까지.
하제마을과 수라갯벌을 지키고 보존하는 그간의 마음들이 잘 보여지는 전시였습니다. 매일 많은 분들이 다녀가시고 또 많은 분들이 크고 작은 마음을 보태주셔서 옥봉생태평화센터 ‘새사람’의 초석을 닦는 데 큰 보탬이 될 듯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저도 작가로 이름을 올렸는데요. 종이와 철사, 돌로 작업한 입체 새 모형과 수라의 사계절을 담으려 한 자수 작품 9점을 전시에 내어 8점을 판매하고, 난생 처음 작가님 소리를 들어 보는 진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제 작품 사가신 분들, 댁네 평안 하시길 빕니다!
마지막 날 남은 2점을 모두 데려간 선생님이 나에게 또 전시하면 알려 달라 하셨는데. 그런 일이 다시 생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지간! 이번 전시 설치부터 철수까지, 또 작품 배송과 운송, 포장, 경비 처리를 비롯해 뒷풀이 지원까지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곳곳에서 땀흘려 주신 동료들, 친구들, 전시장 가족들, 방문자님들 모두모두 고마워요. 무엇보다 손과 어깨가 부서져라 서각을 파주신 신부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이쯤 되면 ‘신세는 한 번, 평화는 영원하다’ 했던 평화바람의 구호를 바꿔야 할 듯하네요. ‘평화는 한 번이고 신세는 영원하다!’
전시를 통해 마음과 뜻 함께 모았던 분들이여, 옥봉생태평화센터 ‘새사람’이 완공되면 꼭 들러주세요! 수라를 보고, 새와 사람을 와서 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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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라 23호를 보내며_우엉
월간수라는 팽나무도요새클럽 그러니까 팽나무와 도요새를 좋아하고 이끌리다가 만들어졌습니다. 구독자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월간수라는 변화가 많은 발행물입니다. 출력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가 출력을 하고 그림만 출력하려다 글을 함께 싣고 팽팽문화제에서만 출력본을 배포하다가 전국적으로 배포를 하며 필진의 구성도 다양합니다. (출력본은 A2, A4 등 다양한 크기가 있었고, [수라의 열두달] 제작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수라와 팽나무가 매일 달라지듯이 투쟁도 매일 다르고 저희의 월간수라도 변화를 거듭 이어갑니다. 최근 디자인 포맷의 변화로 당분간은 고정된 글 꼭지 외에 모든 글이 웹진으로만 발송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변화들을 놓치지 말기를! 갑작스런 제안에도 흔쾌히 글을 보내주시는 필진과 월간수라를 봐주시는 구독자에게 감사함을 보내며 주위에도 적극적인 홍보를 권해봅니다. 혼자만 보면 무슨 재미인겨~! 의미만 가득한 웹진 어떤가요…
자자, 이번 웹진의 글들도 주목해주세요- 흑미의 팽팽 문학에서는 에코페미니즘과 사회정치학을 만날 수 있는 [식물의 사유] 책을 다뤘습니다. 저도 읽어야지 다짐만 했던 책인데…. 다짐만 하는 책들을 소개해주시고 감상을 나눠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토니와 이름은 첫 필진입니다. 두 분 다 팽팽문화제, 수라 갯벌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어요. 각자의 연구와 작업들을 이어오며 뭐라도 하는 사람들. 글을 통해서 타인을 알게 되는 건 배움과 부끄러운 나의 성찰의 장인 것 같습니다. 이번 6월 월간수라도 차근 차근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토니의 글은 일부러 토니의 말씨가 들려오는 것 같아서 몇 몇 표현들을 두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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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걷기 _이름
어떤 장소가 있고 그 곳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기기 위해 싸우지만 이기는 일은 드물다. 언젠가 신부님께서 나는 평생 지는 싸움만 해왔다 라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나가는 것은 무엇이 옳은 일인지, 어떤 것이 바람직한 미래인지 알고 있는 탓이다. 나는 그런 것을 잘 알만큼 똑똑한 사람이 못되었지만, 다행히도 선명한 목소리로 이야기해주는 동료들이 곁에 있는 덕분에 싸워나가는 일에 조금씩 손을 보탤 수 있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모아 조금씩 손을 보태는 친구들과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라는 그룹을 꾸리고 있다.
함께 싸우는 사람들의 자리를 군산에 마련하기 위해 전시를 준비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에코토피아에서 제작한 것들을 모아보았다. 2021년 가을에 14회 팽팽문화제에서 참가자들과 공동 제작한 목판화 ‘평화는 평화로 지킨다’는 팽나무 곁에 모인 사람들이 거대한 군사기지에 맞서서 평화는 강한 군사력이 아니라 평화 그 자체로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외치는 모습을 담았다.
작년 5월에 전북환경청 앞 부동의 촉구 농성장에서 열린 아!수라장터에서는 참가자들이 천 가방이나 손수건 등에 찍어갈 수 있는 판화를 준비했다. 봄에 수라 갯벌을 찾아오는 민물도요, 장다리물떼새, 마도요의 모습과 ‘우리 집을 빼앗지마’, ‘내년 봄에도 볼까요’라는 문구를 여러 개의 작은 판화로 만들었다.
작년 새사람행진에서 몸자보나 깃발, 티셔츠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뒷부리도요의 모습을 담은 판화 두 개도 만들었다. 하나는 먼 바다를 가로질러 날아오는 무리의 모습을, 나머지 하나는 갯벌에 서 있는 모습을 담았다. 에코토피아에서는 매년 연대하는 캠프를 개최하는데, 2025년의 캠프는 새만금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캠프를 알리기 위해 그린 그림은 실크스크린으로 티셔츠에 찍어 참가자들과 선물로 나누었다.
이를 천에 찍어서 이번 전시에 내놓았다. 앞서 만든 큰뒷부리도요 무리들의 모습은 뉴질랜드로 가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서 바다 건너 새사람들에게 선물로 전해졌다. 큰뒷부리도요를 찾아 뉴질랜드로 갔던 이들은 도요새와 함께 돌아왔다. 열흘 남짓한 도요새의 여정과 새사람 행진의 모습을 담아 새 판화를 만들었다. 반달에서 꽉 찬 보름달로 변해가는 시간 동안 통통 도요들은 빼빼 도요가 되어 수라에 도착해서 다시금 먹고 쉬며 알래스카로 향해 갈 기력을 충전한다. 오래도록 그렇게 살아온 대로 계속해서 온전히 살아나가기 위한 도요새의 여정과 서로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한 사람들의 여정은 각각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겹치고 엮인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망설임과 두려움을 넘어 그렇게 당신을 믿고 또 다시 한 발을 나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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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회 팽팽문화제에 참석한 토니님의 글 입니다.
한동안 마지막 팽팽문화제 입니다. 미국 샌디에고에서 온 퉁퉁마디. 작년부터 어느순간 군산에 머물 리게 되고 가을과, 겨울과 봄에 팽나무의 모습을 보게 됐다. 내 처음 팽팽 문화제를 기억한다. 여름 2023년도에 아무도 모르고 팽나무를 만나러 갔는데 너무 심비했던 기억이난다. 사람들이 팽나무 밑에서 노래 불고, 춤도 추고, 같이 밥도 먹고. 그 소소한 질거움을 우리가 팽나무를 지키기 위해서 있는게 너무 신비러웠다. 이제는 신비로움보다 이 소소한 희망을 지키기 위한 노동에서 정말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노력을 느끼게 시작했다. 연주자들과, 미리 와서 세트와 자리 준비하시는분. 음식을 멀리서 준비해서 모두가 같이 먹을수 있도록 챙기시는 분. 옛날 마을사람들과, 멀리서오는 연대자들 주말을 팽나무랑 함께 보낼 수 있게 내려오시는 분. 행사 시작 전에 다양한 사람 만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만드시는 많은 분들. 서로의 희망을 지키기위하여 모두 열심히 참여한다. 더이상 심비하지는 않지만, 얻은 의식이 훨씬 더 소중하다. 이 소소한 희망이 필요한 노동이 이 불평등한 사회에 거부감 주는게 아닐까? 언제부터 노동이고, 언제 부터 사랑이고, 언제 부터 희망인가?
다음날 새벽에 팽나무앞에 피아노를 놓으면서 로겜이랑 나무가 새들과 연주헸다. 그 새들도 째짹하면서 피아노에 나오는 소리가 하나로 되었다. 소리를 품은 바람결을 즐기면서 팽나무를 바라본다. 평화가 멀겠지만 우리는 평화를 바라본다. 또 다시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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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에 만난 사람_해바라기
Q.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익산에서 온 송선영이고, 활동명은 해바라기입니다. 나이는 54살이고, 남편과 아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Q. 요즘 일상에서 즐거움이나 기쁨을 느끼는 게 있다면요?
A. 쫑쟁이 러닝 크루 활동이에요. 사실 제가 갱년기를 겪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동안은 아들 가게 일을 도우면서 정신없이 지내느라 힘든 줄도 몰랐어요. 그러다 지난해 가게 일이 정리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우울감이 갑자기 확 밀려오더라고요.
그때 ‘큰뒷부리도요를 찾아서’ 프로젝트를 계기로 쫑쟁이 러닝 크루를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 한 달은 그냥 억지로 걸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걸으면서 희열을 느끼는 거예요. 하루에 1시간 반에서 2시간씩 걷다 보니 살이 10kg이 빠지고, 우울감도 사라졌어요. '아, 내가 살아있구나', ‘내가 뭔가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쫑쟁이 러닝 크루가 한 사람을 살렸다고 생각할 정도예요.
이제 의사 선생님이 무릎 걱정하셔서 하루 1시간으로 조절하고는 있는데, 지금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잖아요. 그 재판이 우리의 승리로 끝날 때까지 쫑쟁이는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계속 걸을 겁니다.
Q. 팽팽문화제에는 자주 오시는 편인가요? 오늘 캠프에 참여한 소감도 들려주세요.
A. 팽팽문화제에는 매달 오고 있어요. 그런데 캠프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예전에는 아이 키우고 남편 내조하면서 살다 보니 제가 하던 활동들이 많이 끊겼어요. 남편이 노동운동을 하고 있어서 저는 뒤에서 돕는 역할을 주로 했거든요. 그러다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팽팽문화제에 참여하게 됐어요.
이번 캠프에 와보니 너무 신나고 좋네요. 제가 힘들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걸 팽팽문화제에 참여하면서 새삼 느끼게 돼요. 솔직히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고요. 무엇보다 여기 있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활동하다 보니 제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요즘은 정말 행복해요.
Q. 마지막으로, 해바라기에게 '평화'란 무엇인가요?
A. 솔직히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요즘 새만금 문제를 함께 하면서 점점 그림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새만금이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새만금에 다시 상시 해수유통이 이뤄지고, 수라갯벌이 건강하게 살아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그 습지에 와서 맨발로 걷고, 갯벌을 만지고, 흙을 얼굴에 바르며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을 상상해요. 그런 모습이 저에게는 평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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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신공항 건설중단과 생태계복원기원’미사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전북도청
새만금신공항백지화 목요캠페인 매주 목요일 오후 4시, 군산 한길문고사거리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의 농성천막이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전북도청 앞으로 이사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문화제)
새만금국제공항 취소소송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3차 재판 / 6월 17일 오후 3시 / 생태 전문가 증인심문 4차 재판 / 7월 15일 오후 3시 / 조류충돌 전문가 증인심문
제66회 팽팽문화제 지난 600년, 나아갈 600년! 팽나무 아래, 하늘에 고하다 6월 27일 오후 3시, 군산하제마을 팽나무 앞 공동주관 : 팽나무 팽팽문화제 조직위원회, 전북작가회의 연대 : 군산인문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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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펴낸곳 | 팽나무도요새클럽
함께하는곳 | 군산평화박물관
만든이 | 치자+우엉+자연+인디
표지그림 | 치자
배포 | 작두
디자인 | (주)디자인사과나무
팽나무도요새클럽은
군산의 평화운동단체 '평화바람' 주변으로 이끌린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좋았어요! 🤗ㅣ 음, 잘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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