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치든, 햇살이 찬란하든
살아살아 수달
살을 에는 겨울에는
봄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눈보라가 사그라들고, 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질 때에는
잠깐 봄이 오는가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다시 뼈를 깎는 찬 바람과 해를 가리는 두꺼운 구름이 몰려오면
봄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기어이 오고야 만 따사로운 봄볕,
메마른 나뭇가지에서 보드라운 가지가 나오고
톡톡, 꽃망울이 터지는 찬란한 봄.
그럼에도 전쟁으로 이유없이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새들의 서식지, 수라갯벌은 개발의 광풍 앞에 놓입니다.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햇살이 찬란하든
살아살아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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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민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인 수달! 하지만 수달하면 귀여운 외모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납작하고 둥근 머리, 반짝거리는 검은 눈, 작은 만두 같은 귀, 옆으로 누운 3자를 경계로 나뉜 코(수달의 콧구멍은 주변 근육이 발달하여 수중에 있을 때는 자유자재로 닫을 수 있다고 한다!)과 입. 다섯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까지 야무지게 자리잡은 그 통통한 발은 어떤가. 깜찍한 얼굴 뒤로 이어진 생각보다 길다란 허리와 꼬리도 반전매력의 포인트이다.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포유류인 수달은 다른 대부분의 족제비과 동물과 마찬가지로 똥돌 위에 똥을 싼다. 앞발로 모래를 쌓아 그 위에 싸기도 한다. 이는 영역표시 행동이라 알려져 있다. 주로 물살이들을 포식하므로 똥 냄새가 비리다. 물살이 외에도 양서류, 갑각류, 조류 등을 먹는다. 성체 수달은 자신만의 영역을 가지고 혼자 생활하며 호숫가나 한줄기 하천 내에서 약 7~15km에 달하는 세력권을 가지고 있다. 물가에 있는 나무 구멍, 나무 뿌리 밑 틈새 공간을 활용해서 살며 갈대밭 안이나 관목림 사이에서 은신∙휴식한다. 야행성으로 시각, 청각 특히 후각이 발달되어 있다.
물에서 활동하는 수달은 보온과 방수 능력이 뛰어나다. 수달 털은 두 층으로 되어 있는데, 두꺼운 겉털은 방수 기능을, 촘촘한 안쪽 털은 보온 기능을 한다. 내구성도 좋다. 이러한 특징으로 수달 가죽은 최고급 모피로 인식되어 오랜 동안 사냥꾼들의 표적이 되어 개체수가 급감하였다. 20세기 중반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보호동물로 지정되기 시작했다. 이후 수달 사냥, 모피 거래도 금지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환경부(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1982년 문화재청(현재 국가유산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물과 뭍을 오가는 동물인 수달은 로드킬로도 많이 희생된다. 수라 부근에서도 여러 번 목격되었다. 주된 장소는 새만금 방수제 도로였다. 방수제는 담수호와 내부 토지의 경계에 세워져 홍수, 폭우 시 침수 피해, 토지 침식 현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간선도로로도 활용할 수 있기에 물과 뭍을 오가는 동물들이 그곳을 이용하게 되며 희생을 당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용편의(이를 위한 개발)와 야생동물들의 생존 사이에는 부딪치는 지점이 많다. 로드킬, 공항 주변 버드스트라이크 모두 그 맥락 위에 있다. 우리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내뱉는 대신 그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세심하고 합리적인 결정들을 할지 논의하고 실천하는 데 더 시간을 써야 할 것이다.
[참고 및 인용] 국립생물자원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네이처링 ‘수라갯벌의 생물’ 미션
※ 19호 내용 정정 ※ 최근 화산습지에서 발견된 큰고니의 최대 개체수는 80여 마리입니다. 2026년 1월 26일, 하제포구-화산습지-뚝방-수라갯벌을 걷는 ‘렛잇고새잇고’ 답사 당시 화산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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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망둑
만경강하구에 바닷물이 밀려오면 물따라 망둑어들이 몰려온다. 보통 망둥어라고 부른다. 말뚝망둑어, 문절망둑, 풀망둑, 짱뚱어등, 이들은 새끼손까락 보다 작은 말뚝망둑어부터, 볕을 세우는 짱뚱어, 그리고 새만금에서 잡혔던 30~40cm에 가까운 커다란 풀망둑까지. 만경강하구는 그야말로 풍요의 바다였다.
새만금 방조제가 막히기 전, 가을철 주말이 되면 김제 새창이다리(청하다리)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망둑어 낚는 재미에 어른이고 아이들까지 신이 났던 것이 기억난다. 얼마나 재미났는지 하루종일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다리에는 짜장면집 전화번호가 있고, 아이들에게 맛난 짜장면을 줄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이기도 했다. 화제 포구, 새창이다리, 심포, 문포, 양지포구, 돈지포구 등 새만금 전역에 수많은 포구에 밀물이 들어올 때면 마을 사람부터 가까운 시내 사람들이 포구에 앉아 손쉽게 잡곤 했다. 망둑어를 가을볕에 꾸덕하게 말려 찬 바람이 부는 초겨울 고추장 찍어 먹던 맛은 수십 년이 지나도 잊지 못한다. 삶이 그렇다. 자연이 주는 수많은 것 중 한 가지라도 작은 즐거움은 가슴과 기억에 새겨져 있다. 그저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살아가며 수심 깊은 날 낚싯대 하나 들고 넓은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가장 행복한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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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그리고 수라
#1. 전쟁
갑작스럽게 미국의 이란 침공 소식이 터져나왔다. 이란 최고 권력자 하메네이가 죽었다는 뉴스 아래 짧게, 초등학교가 공격받았고 이란 시민 2,000여 명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메네이가 누구인지는 말해도 수천의 시민들이 누구인지는 알 길이 없다. 연일 계속되는 공격으로 이란 시민들과 유가족이 느낄 공포와 분노의 마음은 짐작하기 어렵다. 이란은 중동의 미군기지와 친미국가들을 공격하며 ‘복수’를 말하고 있고 트럼프는 이 전쟁이 민주주의를 위한 것인냥 포장한다. 독재자를 몰아낸다는 명목으로 자행된 미국의 중동 국가에 대한 침략은 전세계를 침략과 복수로 점철 시킨다. 하지만 우리 모두 다 알지, 전세계가 쓸 석유와 천연가스가 생산, 유통되는 중동과 호르무즈 해역을 차지하려는 미국의 속셈을 말이다. 전쟁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에 복수의 씨앗을 심어 폭력을 다음 세대에게 되물림한다. 전쟁과 폭력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세대는 우리 생에 가능하기나 할까.
#2. 긴장
설을 맞아 한가롭게 집에서 만두를 빚고 있을 때, 뉴스 속보로 자막이 지나간다. 주한미군이 서해에 출격했고 중국이 이에 대응출격했다는 소식이다.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의 출격도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도 사후에나 알게 된 듯 했다. 결국 주한미군 사령관이 사과 했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이 없으니 그 사과가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모를 일이다. 군산과 평택을 중심으로 재배치되고 있는 주한미군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한국의 시민들은 중국과 전면적인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길 바라고 있을까. 아마도 아닐 거다. 그리고 그건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일텐데, 미군의 주둔은 상식적인 모든 이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모두를 전쟁위협과 긴장상태로 몰아간다.
#3. 질서
1,2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형성된 전쟁중단과 평화체제 수립에 대한 최소한의 국제질서는 최근 몇 년간의 전쟁과 팔레스타인 침공으로 완전히 무력화 됐다. 참혹한 전쟁을 경험하고 그것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인류의 다짐이 무색하게 전쟁은 무참히도 반복되고 있다. 인류의 국제질서가 무력화 되니 수라에 올 새들이 더욱 그립다. 인간의 문명 세계가 지켜내지 못하는 ‘평화’라는 국제적 질서와 다르게 그 무엇도 막지 못한 새들의 국제적 이동이 계절의 변화와 함께 시시각각 다가온다.
#4. 수라
3월 25일이면 뉴질랜드에서 큰뒷부리도요가 출발한다. 그리고 일주일을 날아 서해갯벌과 수라에 당도 할 것이다. 1만 킬로라는 먼 거리를 여행하는 큰뒷부리도요들의 여정은 아직 그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한다. 먼거리를 비행하는 이유도,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새들의 방식도 우리는 잘 알지 못하지만 생명을 지키는 마음으로 함께 서식처를 지키는 일에 우리는 함께 하고 있다. 이런 마음을 지키고 연대하는 것만이 권력과 폭력을 위시한 전쟁 앞에서 폭력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다시 세우는 일이 아닐까. 폭력에 눈 감지 않고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우리는 생명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다시 세우는 봄이 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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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며 서울 밖은 시골이라고 생각하던 서울촌것이었다. 우연히 살게 된 군산이라는 도시에서 하제마을 팽나무와 수라갯벌 그리고 생명과 평화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낯선 도시의 만남은 어디서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의 고민으로 이어졌다. 삶과 삶터의 이야기를 담아 <왜 서울에 살아 – 서울촌것 수라정착기>라는 책을 만들었다.
문정현 신부님의 서각에서 따온 제목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목과 달리 서울 사는 장단점보다 군산에 대한 이해를 돕는 지리지(地理志)와 같다는 반응이 있었다. 내 삶이 놓인 곳이기에 당연했다. 그러나 ‘수라정착기’라고 이름 덧붙인 까닭처럼 생명의 가치를 붙드는 삶으로 산다면, 삶터는 서울이어도 좋았다.
서울 사는 두 청년의 소감을 소개한다. 그들은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팽팽문화제에 드디어 왔다면서 줄곧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막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던 두 사람을 태워 팽팽60분에 초대했다. 서문 ‘새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낭독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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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라 부를 곳 없이 살아왔노라 고백하는 저자가 이곳 군산에, 혹은 수라에 와서 자신의 미래향을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저 역시 나고 자란 곳도, 어느 덧 십년 가까이를 살아가고 있는 서울도 과연 내가 나의 뿌리랄지 연원, 중심 같은 것을 근거지우고 싶은 곳인가, 그럴 수 있는 곳인가 하는 고민을 마음 한켠에 안고 사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인가 저자가 스스로의 기준을 찾아, 즉 땅과 뭇생명들과 사람들의 삶/운명/세계를 짓는 방식이 얽히고 겹쳐져온 새롭고 오래된 역사를 중심으로 이곳을 자신의 몸둘곳/마음둘곳/삶둘곳으로 삼아보려 하는 그 시도의 구체적인 면면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얼른 나머지도 읽어야...
저는 인류학을 공부하고요, 한때 근대화 프로젝트의 가장자리에서 웅담채취용으로 사육되던 반달가슴곰을 돌보고 있는 활동가들의 돌봄 실천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간 아닌 존재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세계를 공유하는 다른 존재들과 더 잘 살아간다는 게 무엇일지를 계속 탐구해가고 싶은데요...! 그런 질문을 이미 삶으로 고민해온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마음 내고 발 벗고서 찾아가고 싶습니다~~” (신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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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곳저곳 삶터를 옮겨다니다 수라를 만납니다. 고향이란 걸 가져본 적 없던 그곳에서, 인간의 삶과 땅의 운명이 얽혀있음을 겪고 그 땅과 더 연결되어보기로 합니다. 그 변화가 흥미로웠어요. 바퀴가 뿌리내린 나무가 될까요, 저자가 수라에서, 군산에서 무엇을 만나고 무엇을 보았는지 궁금해집니다. 저 또한 황윤 감독님의 영화를 통해 수라 갯벌과 새만금을 알게 되었고, 큰뒷부리도요와 함께하는 새 사람 행진에도 함께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라와 하제마을에 마음이 계속 향하게 되더라고요. 어쩌면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시민단체에 소속되어 평화군축 운동을 짧게 하였고, 지금은 어떻게 저를 소개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저는 제거당하고 이동당하는 존재, 자리를 지키며 저항하는 존재, 다종다양한 존재들이 맺는 관계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라와 하제, 이곳에도 더 자주 오고 싶네요 ㅎㅎ” (정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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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그저 자연의 일을 한다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신은실이고 인류학자입니다. 영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공부했고 잠시 핀란드에서 일하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다시 영국/미국을 오가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팽팽문화제는 이번이 두 번째 참여인데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분들과 지역에 사는 친구를 통해 알음알음 알게 되었네요.
Q. 생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한국을 떠나기 전까진 생태에 큰 관심을 가질 계기나 경험이 없었던 듯 해요. 서울에 주로 살았고 그런 제게 자연은 그저 동네 공원, 혹은 가끔 가는 바닷가나 산과 같이 인간 활동의 “예쁜 배경" 정도에 불과했어요. 생태나 자연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건 십 년 전 영국으로 유학을 가면서부터인듯 해요. 영국, 특히 제가 살았던 스코틀랜드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는 곳이라 저에겐 “야생”에 가깝게 보이는 생태를 접할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관리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때로는 인간을 압도할 정도로 크고 거칠고 그래서 경이로운 자연의 풍경을 조금씩 경험하면서 생태에 대한 관심이 자라났네요.
연구와 관련해서는… 저는 재난, 그리고 핵 관련 연구를 해 왔고 박사 논문을 쓰기 위해 2019년부터 14개월 가량 일본 동북부 지역, 후쿠시마와 미야기 현에 머물면서 현장 연구를 했어요. 처음엔 지진, 쓰나미, 그리고 핵사고가 결합된 삼중재난을 통해 자연적/사회적 재난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일본을 택했는데요, 지역 주민들과 어울려 지내는 동안 그 분들이 가진 장소와의 관계, 생태에 대한 감각이 제가 생각했던 바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분들은 보통 후쿠시마 하면 "방사능 오염으로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지역” 정도로 생각하실텐데 과거의 인구 수에는 못 미치지만 그곳에는 재난 후 약 5년 간의 핵 난민 생활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분들이 살고 계세요. 굉장히 넓은 지역이기도 하고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비교적 명확했던 반면 돌아오신 분들의 사연은 좀 더 복잡했기에 그 분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방사능의 위험성, 그리고 귀환에 따르는 온갖 차별과 낙인을 알면서도 돌아온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연구의 방향이 많이 바뀌었어요.
Q. 저 역시 후쿠시마에 관해 단편적인 생각만 하고 있었네요. 혹시 그 마을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려 주실 수 있나요?
A. 제 연구에 많은 영향을 끼친 분들이 계신데요, 핵 사고 이후 더 이상 지역에서 나는 재료, 나무나 짚, 흙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된 후쿠시마현의 목수, 다다미장인, 버섯 농부들, 그리고 쓰나미로 마을이 통째로 사라져 버린 미야기 현 아라하마의 어부들이에요. 그곳도 젊은 세대들은 직장을 찾아 인근 도시로의 이주를 택하곤 하는데 오히려 핵 사고 이후 고향을 살리겠다며 돌아온 친구들도 있었고요. 생업을 잇기도 힘든 환경이 되었지만 돌아오셨고, 절대 두고 갈 수 없는 기억과 관계가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집과 마을, 산과 바다를 돌보고 고쳐가며 살아가야 한다고 믿는 분들이었어요. 망가지고 폐허가 되어가는 마을로 돌아와 꾸준히 방사능 농도를 모니터링 하고 방치된 동식물을 보살피는 분들의 노력을 보면서 인간과 장소, 생태 사이의 관계가 너무나 복잡하고 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것을 알지만 조상 대대로 가꾸어 온, 여전히 울창하고 아름답게 꽃이 피기도 하는 뒤뜰의 나무를 벨 수 없다던 주민 분도 계셨고 모든 것이 쓰나미로 쓸려나간 마을의 항공 사진 위에 자신이 기억하는 건물과 사람들, 나무의 모습을 덧대어 그려주던 분들고 계셨고요. 게다가 인간의 수가 줄어드니 오히려 생태계가 활기를 띄고 야생동물 숫자가 늘어나기도 했고요. 이 모든 복합적인 풍경을 연구에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시기였고 그래서인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방사능 오염이니 제염이니 하는 것도 결국 인간들이 하는 말일 뿐이고 자연은 그저 자연의 일을 한다던 한 주민의 말을 지금도 종종 생각하곤 합니다.
Q. 평화란 무엇일까요?
A. 인류학은 충돌과 경계짓기의 문제를 주로 다루는 학문인지라 이 분야를 연구하는 저 역시 세계에 대한 긍적적이고 안정된 상을 그려내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여러 국경을 넘고 수많은 장소, 그 속의 사람들과 이어져 왔지만 그렇게 맺어진 관계들이 늘 단정하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고 오히려 배배 꼬여 있거나 뒤죽박죽이라 손을 떼고 싶은 순간도 많았고요. 평화란 말도 저에게는 그런 얽히고 설킨 실타래처럼 느껴져요. 분쟁 이후에도 계속되는 만성적 폭력을 연구한 비나 다스 같은 인류학자들은 “일상적 수선(everyday repair)” 이라는 개념에 주목하는데요, 느리지만 꾸준하게 흩어진 파편들을 모으고 이어붙이고 부서진 관계를 수리해 나가는 과정 속에 잠시 평화가 깃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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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별명은 그냥입니다.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무대예술을 배우며 다양한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팽팽팽문화제에 참석하게 된 것은 학교에서 이동학습으로 군산에 왔을 때였다. 이후 이동학습 때마다 찾아오다가 작년 가을부터 매월 참여하게 되었다.
팽팽문화제와 다른 행사에 갈 때마다 팽수가 노는 것을 보고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말을 걸 용기가 없었다. 그러다 전주 환경청 앞 천막농성 지킴이를 갔을 때 장구를 치게 되었고, 이후 1월에 팽팽문화제를 갔을 때 팽수를 같이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2월 대보름굿 때 장구를 치며 함께 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치는 장구는 어려웠고,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많았지만 역시 오랜만에 장구를 치니 즐거웠다. 시작하기 전까지는 내가 계속 틀리기만 하면 어떡하지 걱정이 됐다. 한바탕 놀고 나니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치니 실력이 많이 녹슨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내가 지금까지 치던 장단과 다른 장단이라 어색하기도 했고, 더 다양한 장단을 배워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웃게 된다. 잠깐 틀리기도 하고 장단을 놓치기도 하지만 이 장단을 듣고 사람들이 흥겨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장구를 친다. 매월 장구를 칠 수 있는 자리가 생겼으니 열심히 연습해서 긴장하지 않고 즐기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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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 항소심 공판 및 집행정지신청 심문 3월 11일 오후 15시10분 서울고등법원
큰뒷부리도요를 찾아서_뉴질랜드와 수라갯벌을 잇-다
3월 25일 큰뒷부리도요 환송식 (뉴질랜드) 4월 4일 큰뒷부리도요를 찾아라!
큰뒷부리도요 환영식 (오전 11시, 수라갯벌) 탐조행사 (오후1시, 수라갯벌 출발-금강유역과 새만금 지역 탐조) 환영잔치 (오후 4시, 하제마을 팽나무)
아하곤 쇼코 사진전_전쟁을 거부하는 마음과 인간애의 시선 3월 26일 ~ 4월19일 군산평화박물관 (수,목,금 13:00 ~ 17:00 / 토,일 10:00 ~ 17:00)
63회 팽팽문화제
3월 21일 오후 3시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아래
(나무도마 가져오시면 수평 잡아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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