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람 살자
새사람 날자
수라갯벌을 살리자고,
8천 년에 걸쳐 만들어져 온
생명역사의 터전을 살리자고
새모자를 쓰고 사람들이 먼길을 걸었다.
새를 살리는 일이 새만 사는 일인가?
갯벌이 살고, 새들이 살면 사람도 산다는 걸!
새들이 외친다.
사람 살려!
사람들이 죽어간다고, 사람을 살리자고.
새들이 외친다!
오소리가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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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에 오소리도 있다구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오소리하면 그래도 산, 산이 아니어도 구릉지! 라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물론 너구리와 더불어 적응력이 매우 강한 잡식성 동물인 줄은 알지만 수라에서? 오소리 똥이? 괜히 더 반갑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갔을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짧은 다리, 뚱뚱한 몸, 얼굴 가운데 나 있는 황백색의 넓은 세로줄 무늬. 오소리는 식육목 족제비과로서 딱정벌레와 같은 곤충, 애벌레, 지렁이, 뱀, 쥐, 장과 열매, 과일 등을 먹고 삽니다. 이용하는 길을 주로 다니는 오소리의 습성 때문인지 오솔길이라는 단어가 오소리가 낸 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소리는 늘 지나다니는 길 가장자리에 지름 20cm, 깊이 20cm 정도의 굴을 얕게 파고 입구에 반복해 똥을 눕니다. 일명 똥자리라고 불리며, 여기에는 한 굴에 사는 모든 오소리들의 똥이 모여 있지요. 이는 다른 굴에 사는 오소리들에게 자신들의 영역을 알리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오소리는 우리나라 족제비과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겨울잠을 잡니다.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에 일찌감치 겨울잠에 들기 시작하지만 눈이 쌓인 한겨울에 굴에서 나와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겨울 잠자리를 위해 낙엽을 긁어모아 굴속으로 갖고 들어가므로 굴 주변에는 맨땅이 넓게 드러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곰과 닮았다고 하여 작은 곰이라고도 불리는데요. 겨울잠을 자는 특성도 비슷하지요. 다른 동물과 또 비슷한 점이 있다면 멧돼지처럼 긴 주둥이로 낙엽 쌓인 땅을 헤집고 다닌다는 것인데요. 멧돼지의 경우엔 파헤친 흔적이 훨씬 크고, 발자국도 다르게 찍히므로 그것으로 둘의 흔적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한편 1950년대부터 오소리는 모피, 기름, 쓸개(곰의 쓸개인 웅담과 효능이 비슷하다나요?)를 얻기 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습니다. 1953년 한 해에 13,000여 장의 오소리 모피가 판매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오소리가 희생되어 왔는지 예상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개체수가 줄면서 오소리는 국가적색목록에 준위협(NT) 등급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준위협은 현재 멸종 위험이 낮지만 가까운 미래에 멸종 위협 범주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최근 하남시에서 오소리가 물거나 놀라게 해 13명의 주민이 다쳤다며 환경부에 정식으로 오소리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달라 공식으로 건의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해당 지역은 그린벨트가 해제되어 아파트가 들어선 곳이었지요. 그들이 살던 서식지를 빼앗아 놓고선 이제와서 왜 우리땅에 침범하느냐 큰소리 치는 격입니다.
수라의 운명도 오소리와 비슷하게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생물이 사는 서식지임에도 그곳에 공항을 짓고선, 원래 그곳에 살아왔던 생물들에게 왜 이곳에 나타나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느냐 큰소리 치는 그런 염치가 없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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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최태영, 최현명, 『야생동물 흔적도감』, 돌베개, 2007 『국가생물적색자료집 통합본 (2019~2024)』, 국립생물자원관, 2024nabijam123/221331445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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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진합니다.
법이 큰뒷부리도요를 살릴수 있을까?
전북지방환경청에서 5개월 가까이 천막농성을 하면서, 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그 5개월은 반평생 운동을 하면서 겪었던, 법의 이름으로 자행된 국가폭력들... 생존권을 지키고자 했던 노동자 투쟁,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사상에 대한 억압, 동맹이라는 이름속에 치외법권적으로 군림해온 주한미군의 온갖 범죄들, 그로 인해 울면서 떠나간 옛동지들..
대추리 황새울 벌판의 아름다운 노을과 그 앞 솔밭에 살고 있던 솔부엉이를, 강정 앞바다 구럼비 바위와 붉은발말똥게를 영영 볼 수 없게 되었던 것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기엔 너무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빛의 혁명을 통해 권력을 얻게 된 이재명 정부는 어떨까? 지난 7월 이재명정부는 내각을 인선해 꼴을 갖춰 직무에 들어갔다.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새만금관련 대책회의를 한다는 소문이 이곳저곳에서 들리기 시작하더니, 1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전북지방환경청의 기류가 바뀌었다.
“제발 정치적 개입없이 과학적 사실로 판단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공무원이 “새만금 신공항이 생긴다고 100%로 조류충돌이 생기냐” 며 정색을 하고 말한다. 하루 아침에 자연 현상이 바뀐 것일까? 관세율 협상에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용인하고 미군기지 증설을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이재명 정부의 정치가 개입한 것일까?
분명한 건 과학적 사실을 포기하고 정치가 개입해, 법의 이름으로 발표하고 집행하려는 형식적 절차만 남은 것 같다. 이제까지 그래왔는데 이재명정부라고 무엇이 다르겠느냐만 이곳에 서서 수라를 바라보면 80년이 넘도록 반복되는 비극의 정치를 그냥 앉아서 다 당할 순 없다.
그래서 나는 길을 떠난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변방에서 성실한 노동으로 땀을 흘리며 잘못된 세상을 바꾸려는 현장의 동지들을 믿는다.
백지화를 요구하며 1,235일째 진행된 천막농성지킴이들, 아침·점심·저녁 선전전을 진행한 동지, 숱한 나날을 기록으로 남긴 동지들, 폭염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서각 새김질, 손으로 하나 하나 붙여만든 큰뒷부리도요와 새모자, 한땀 한땀 따내려간 몸자보, 수라 도감을 고무판에 새기고 어설프지만 흥겨운 풍물과 노동요로 우리를 즐겁한 팽수, 힘들고 지친 우리에게 손수 만든 맛있는 점심과 간식을 준비한 동지, 내가 사랑한 것들은 이미 내 속에 있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노래로, 학교를 마치면 환하게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화은이를, 비록 건강이 지금은 좋지 않아 함께하지 못하지만 22년 전 3보1배 길을 따라 걷던 문규현 신부님과 보석같은 동지들과 함께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을 기쁘게 맞이하며 내 살아있는 동안 수라갯벌을 살리자고 약속할 동지들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행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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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는 복잡해.
이번 56회 팽팽문화제에 옥수수를 삶아 갔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옥수수였다.
물론 밭에는 옥수수가 무려 세 고랑이나 남았지만 새,사람 행진단에 참여로 제 때 수확을 못해 삶아먹기엔 너무 딱딱해져 버렸다. 딱딱해진 옥수수는 잘 말려서 옥수수 차를 만들어 다시 팽팽문화제에서 나눔할 예정이라 아깝지는 않다고, 위안 삼는 중이다.
올해 옥수수는 여러모로 복잡했다. 원래는 옥수수를 심으려는 생각이 없었다. 밭에 고구마 모종을 심었는데 너무 가물어서 모종이 거의 말라죽고 말았다. 밭을 놀리자니 흉하다는 생각에 옥수수를 파종하기로 했다. 공룡의 종민샘이 엄청 피곤한 상황에서도 짬을 내서 파종했다.
옥수수 농사가 간단할 거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이런 저런 일이 많다. 제대로 키우려면 곁순을 꼭 따주어야 하고, 제대로 알이 찬 옥수수를 만들려면 웃거름도 필수다. 골 사이에 풀을 잡아줘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초반에 옥수수 싹이랑 같이 올라오는 풀을 잡아주어야 한다.
하필 올해는,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시기에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밭 한 번 가보지 못하고 말았다. 덕분에 종민샘이 혼자서 고생하여 옥수수를 지켜낸 것이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 팔아서 단체 재정에 보탤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이내 포기하고 고마운 몇 분과 나눔을 하고, 나머지는 새,사람 행진단에 간식으로 제공했다. 그렇게 마지막 옥수수를 팽팽문화제에 삶아와 나눠먹은 것이다.
농사를 짓다보면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활동가들의 육체노동과 나눔에 신경쓰지만 막상 수확을 할 때면 그래도 돈을 좀 벌어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럴 때 조심해야 한다. 뭐랄까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달까? 고생해 농사 지었으니 합당한 대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전업 농부도 아니면서, 상품성이 뛰어난 작물도 아니면서, 우리가 들인 노력에만 집중해 마치 누군가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자기기만일 수 있다.
우리가 행하는 활동도 마찬가지여서 어떤 사회적 가치를 위하여 활동하는 능동적 행위자로서의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맞지만, 그 활동이 나에게로 귀속되는, 능동적 행위의 목표로서의 ‘나’가 되는 문제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 귀속적 행위’가 갖는 위험은 결국 활동가들이 활동 안에서 권력을 가지거나 독점적 위계를 형성한다는 문제도 낳지만, 활동 자체가 자기역사화되면서 고립되거나 고착될 위험성 때문이다. 말로는 열린 광장이라 칭하면서 활동의 장소에 자기서사를 투영하고 독점적 자리잡기를 하는 것은 자기기만이자 자기위안적인 활동이 되기 쉽기에 경계해야 한다.
이제 밭에 남은 옥수수를 따서 말리는 시기이다. 비록 내가 거의 힘을 보태지 못한 옥수수 농사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소중하게, 한 알의 옥수수알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밭에 나간다. 옥수수가 바짝 마르면 손으로 비벼도 겉껍질이 휘날리듯 벗겨지기 시작할 터이고, 방앗간에 가서 볶아 옥수수차를 만들 터이다. 행진 막바지, 수라갯벌의 뭇생명을 살리고자 걷고 있는 사람들과 나눌 수 있기를 떠올려 본다. 언제나 그렇듯 올해 옥수수 농사도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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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대한에 있는가?
생명, 평화는 어디에 있는가.
저 멀리 전쟁 포화 속에서 인간의 생명을 말하고 있는 것과,
우리와 함께 살자고 자연 생명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무엇이 다를까.
나는 그렇게 보인다.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고, 또 다른 터전의 독립전쟁을 하고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한의 모든 생명을 부르고 있다.
보이지 않았다고, 그동안 외쳐주지 못한 이들을 부르는 작은 물결이
큰 파도가 되어 전국을 흔들어 외친다. 수라가 보이고, 저 멀리 미국이 보인다.
평화는 대한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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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람행진] 주요 일정
9/1(일) 새만금신공항백지화 미사
9/3(수) 수원군공항 시민간담회
9/5(금) 남태령행진
9/6(토) 생명지킴이대회
9/8(월)~10(수) 서각전시, 시민 릴레이 일만기도
9/11(목) 서울가정행정법원
새만금신공항 취소소송 선고
53회 팽팽문화제
일시 : 9월 27일 오후 3시
장소 :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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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낸곳 | 팽나무도요새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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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이 | 치자+우엉+자연+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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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도요새클럽은
군산의 평화운동단체 '평화바람' 주변으로 이끌린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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