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쏟아지는 칠면초 위를 날아오를’게’
별빛 가득한 여름밤의 갯벌에 붉은 칠면초가 춤을 춘다. 집게발을 활짝 뻗어 흰발농게, 칠게가 칠면초를 그네 삼아 하늘 높이높이 별을 품는다.
머리털을 훌훌 깎어 버리고서라도 두 팔을 번쩍 들어 활개를 칠게! 공항 말고, 생명 가득한 갯벌에서 별을 바라보며 평화의 노래를 부를게! 칠면초와 흰발농게, 꼬막, 백합, 꼬마물떼새, 오소리… 갯벌의 모든 생명과 함께!
*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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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초
Suaeda japonica Maki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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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것들이 만날 때면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밀물 때는 바다가 되었다 썰물 때는 땅이 되는 갯벌처럼 말이지요. 그 곳엔 염생식물이 삽니다. 우리나라에는 40종 이상의 염생식물이 사는데, 이들은 갯벌의 여러 지형에 살며 그곳의 특징을 알수 있게 해 주는 존재입니다. 식물이 분포하는 환경조건에 따라 해안은 염습지, 사구, 해양 암반 등으로 구분됩니다. 특히 염습지는 해수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토양의 염분 농도가 높아 식물의 분포가 제한되고 몇 종으로 구성된 단순한 염생식물 군집이 뚜렷한 대상구조*를 이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 대상구조(zonation) 특정 환경에서 생물종이 여러 요인에 따른 공간적 변화에 따라 띠모양으로 분포하는 현상
칠면초는 1년 생으로, 줄기는 높이 20~40cm 정도로 자라며, 순군락을 형성합니다. 처음엔 녹색이지만 자주색으로 변합니다. 줄기는 중간 또는 그 이상에서 여러 번 갈라지고 잎이 떨어져도 흔적이 남지 않아 줄기가 매끈합니다. 잎은 어긋나며 잎의의 단면은 둥급니다. 꽃은 8~9월에 피고, 꽃자루가 없으며 매우 작고, 잎 겨드랑이에 모여 납니다. 열매는 10~11월에 여물며 화피에 싸여 있습니다.
칠면초는 일본명 シチメンソウ(시치멘소)을 그대로 번역하여 붙인 이름입니다. 1937년 조선박물연구회가 한글로 처음 펴낸 식물이름집 『조선식물향명집』 에서 시치멘소의 한자음 七面草을 그대로 옮겨 ‘칠면초’라고 기록했습니다. 일부 남부지역에서는 칠면초를 기진개라고, 충청도 지역에서는 행여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간혹 칠면초를 나문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나문재와 칠면초는 같은 나문재속에 속하나 다른 식물입니다. 칠면초와 달리 나문재는 순군락을 형성하지 않고 드문드문 분포하거나 다른 염생식물과 섞여 자라기도 합니다.
칠면초는 어린순을 식용할 수 있습니다. 나물로 무쳐먹고, 쌈채소처럼 먹기도 합니다. 해열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식물체 전체가 약재로 쓰이고, 천연 염료로도 사용됩니다. 생태계에서 칠면초는 초기 간척지에서 개척자 식물의 역할, 오염물질의 정화자 역할을 합니다. 칠면초 군락은 저서생물들에게 좋은 서식지가 되며 먹이를 제공합니다. 아산시 걸매리 갯벌에 기대어 사는 어민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보름달이 뜨거나 비오는 날이면 청게 무리가 칠면초 위로 올라가 있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고 합니다. 어민들은 그 특성을 알고는 칠면초 위에 그물을 훑어 청게를 잡아 식량으로 활용하셨고요.
생물끼리 연결되어 얽혀 본성에 따라 먹고 먹히기도 하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마음에 편안한 잔상을 남깁니다. 그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이 언제까지고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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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면초와 닮은 식물, 해홍나물 !
칠면초는 해홍나물과 형태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수라갯벌에 서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두 식물 모두 염생식물로 가을에 붉게 변하는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가지가 나는 방식, 잎모양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먼저 해홍나물은 가지가 지면부터 갈라지고, 칠면초는 중간에서 갈라진다. 또 해홍나물의 잎은 식물 아래쪽부터 위쪽까지 너비 및 두께가 비교적 일정하며 긴 통모양인데 반해, 칠면초는 잎모양의 변이가 심한 편이며 대체로 곤봉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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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이라는 이름은 우리로 하여금 이곳이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임을 잊게 만든다. 정부는 그곳이 새로운 땅으로 만들어지기를 바랐고 바다를 육지로 만들겠다는 욕망을 그 어떤 대통령도 막지 않았다. 지금까지 정부는 자연의 이치에 맞선 채로 오고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 강 하구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명이 깃든 모습을 보여주기 전에 우리는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큰구슬우렁이(배꼽고동)는 새만금 밖에서만 살아가고 있다. 새만금 안쪽은 어민들의 배가 아니라 모래를 긁어내는 준설선이 대신하고 있다. 새만금이라는 바다는 어떻게 되었을까? 시커먼 콜타르 같은 새만금 속 퇴적토를 보라! 기나긴 시간 책상에 앉아 죽도록 공부만 한 양반들은 아직도 더 연구하여 수질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수문만 열어 두면 될 일을 ... 관리수위 –1.5m가 발목을 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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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1947~2020.6.25.) 선생은 소년 시절에 시인이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2020년 6월 생을 마감하신 선생에게는 1991년 창간한 『녹색평론』이 대표적인 발자국이겠지만 나에게 그는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이다. ‘인간·흙·상상력에 관한 에세이’라는 부제로 엮인 비평집의 ‘책머리에’ 실린 ‘시적 인간’ 때문이다.
“[...] 오늘날 환경 위기에 대한 인식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는 하나, 문제는 그것이 아직도 대부분 단순한 정보와 지식의 차원에서 머물기만 할 뿐 내면적으로 깊이 침투되어 있는 인식은 아니라는 데 있다. 그리하여 첨단 기술과 자본의 힘으로, 정책의 변화로 환경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안이한 믿음이 활개치고 있을 뿐이다. 필요한 것은 지옥으로 가는 길을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다. 이 시점에서 좀 더 절실한 것은 결국 내면화의 과정, 생태적 존재로서의 우리 자신의 본성을 깊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영혼마저 표준화, 상품화가 강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생태학적 지혜를 희미하게나마 감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공간은 시적 감수성의 세계일 것이다. 그러기에, 일찍이 시인 김수영은 혼란이 없는 발전소의 건설보다는 발전소가 없는 혼란이 더 소망스럽다고 갈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김수영의 이러한 발언의 배후에서 느껴지는 것은 인간다운 삶의 핵심에 곧장 다가서는 시적 직관의 힘이다. 무엇이 근본이고 무엇이 허상인지를 대뜸 알아보는 이런 직관이 가능한 것은 시인의 마음이 세상의 온갖 다른 것을 포기하더라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궁극적인 핵심을 놓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오늘날 생태적 위기 속에서 돌이킬 수 없이 손상되어 가는 것은 우리의 삶터만이 아니라 우리의 인간성 그 자체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이 가공할 생태적·사회적·실존적 위기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대답이 어떻게 되든, 우리 자신이 살찐 돼지나 로봇의 처지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우리가 다른 무엇보다 시적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고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가기 위해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지만 국가 단위의 정책 방향은 아직도 요지부동이다. 굳건하게 ‘비판적 상상력’을 꾀하고 ‘간디의 물레’를 돌리려고 하지만 힘에 부친다. 땡볕에 지쳐 기운이 빠진다. 세상은 고집스럽게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는 것 같다. 외로움이 밀려들 때 내 안의 ‘시적 존재’에 귀를 기울이자. 내게도, 세상에도 ‘시적 감수성’ 한 방울은 남아 있다.
“강물 오염은 생명을 가진 물이라는 생명체가 죽고, 강에서 서식하는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과 강 주변의 오랜 세월에 걸친 문화가 죽는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문제는 만물이 하나이고 형제라는 생각이 있어야 하고, 나아가 생각보다는 감수성으로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생명체 전체를 하나로 보는 생명 공동체의 개념이 절실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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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놈들! 철조망만 보면 뒷골이 뻣뻣해져와 등골이 저 아래부터 빳빳해서 화가 치밀어 올라.”
7월의 팽팽문화제는 호남평화대회로 약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단체로 온 큰 규모의 행사였다. 무대가 올라가고 큰 스피커들과 음향 부스, 노래와 율동, 발언, 구호, 피켓 등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엄청난 무더위도. 월간수라와 후원 물품을 진열하고 나니 뇌가 거의 멈춘 듯이 멍했다. 맹렬한 오후 4시의 태양을 견디지 못하고 팽나무 아래로 모두 자리를 옮겼다. 가만히 있으면 땀이 줄줄, 정신이 혼미하던 중 문정현 신부님의 불 같은 목소리가 땅 땅 울린다. 지팡이로 바닥을 꽝꽝 내리치면 한순간 서늘한 매서움으로 깜짝 놀란다.
“나도 갈 날이 얼마 안 남았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우리도 얼마 안 남았어요~’ 우스개 소리가 나왔는데. 노여움이 터진다. 그의 노여움은, 팽나무를 마주한 수많은 인파 앞에서 그의 생 내내 이어진 폭력과 억압의 역사를 생생하게 저항하는 것. 늘 그 자리에서 싸우고 있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매번 이만큼 사람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 환경청 앞 농성장에서 평일 5일 내내 나무를 쪼갠 노인은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내내 공방에서 나무를 쪼개고 있다.
"시간이 잘 가. 이거라도 하고 있으면 나아."
노여움을 쪼개는 끌과 망치. 오늘도 내일도 그의 손은 흔들리고 두터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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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의 주인공_김혜영 (질문하는 사람 : 인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A. 저는 tvN 드라마 <혼술 남녀> 조연출이었던 고 이한빛 피디의 엄마 김혜영입니다.
40년간 경기도에서 중고등학교 교사를 했고 지금은 정년퇴직해서 충남 아산 도고에 살고 있습니다. 한빛은 정규직 PD였지만 카메라 뒤의 방송 노동자들, 대부분 비정규직인 스텝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그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분노가 컸습니다. 이를 개선하고자 했으나 거부되었고 좌절했지요. ‘카메라 뒤에도 사람이 있다’고 외치고 죽음을 택했습니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콘텐츠를 만들면서 정작 그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는 현실이 힘들었던 거지요. 우리 가족은 한빛이 남긴 과제를 이어가면서 다시는 한빛처럼 청년들이 좌절하고 절망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만들어 방송 미디어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한빛 친구를 통해 알았는데 한빛이 평소에 좋아했던 단어가 '연두빛'이었데요. '(연)대의 (두)근거림으로 (빛)나는'의 줄임말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엄마로서 한빛이 남긴 메시지를 새기며 소외되고 힘든 현장을 찾아 연대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파괴적 슬픔에 젖어있는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 애쓰고 있습니다.
Q. 팽팽문화제에 참여한 소감은요? A. 한참 전에 군산 어딘가 마을 주민이 미군 부대로 인해 쫓겨났고 그곳에 오래된 커다란 팽나무만 남아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연대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정확한 위치도 모르고 군산까지 가는 일이 만만치 않아 접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까운 곳에 사시는 활동가님의 도움으로 참여하게 되어 아,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지는구나 했지요. 팽나무를 보는 순간 울컥했어요. 정말 나무가 굉장히 컸는데 우직하게 그 땅을 지키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너무 외로워 보였어요. 마을 사람들이 다 떠난 것도 슬픈데 언제든지 미군 기지로 변할 수도 있으니까 팽나무가 굉장히 외롭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한 달에 한 번씩 팽팽문화제에 사람들이 찾아오고 나무와 공간을 지키려는 지난 5년 간 활동을 보면서 안도했지요.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꾸준하게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옳은 일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고, 이런 힘들이 모여 마을을 지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는구나 했어요. 고맙습니다.
Q. 혜영님이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인가요? 일상 속에서도 평화라는 말은 자주 써요. ‘평화롭길 바라요’하고 문자 보내고 미사 시간에 “평화를 빕니다”하며 서로 옆 사람들과 평화를 빌어주는 의식도 있고요. 그런데 대부분 형식적으로 인사말 대신해서 썼던 것 같아요. 또 저는 평화를 떠올리면 전쟁 혹은 남북관계같은 정치적, 국가적 이슈가 우선 생각나 나와는 상관없는, 먼 개념어로만 생각했어요. 근데 곳곳에서 팽팽문화제에 온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다 너무 밝고 즐거워 보였어요. 평화가 넘쳐서 출렁이며 저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어요. 평화는 구호로만 외치는 게 아니고 일상에 스며든 공기같이 나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평화가 살아 있는 단어로 다가와 가슴이 뜨거웠어요. 이것 역시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평화가 저 멀리 있는 개념어가 아니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와 ‘일상’에서 어떻게 평화롭게 살아가고 평화적으로 해결해가는지를 알아가는 것이란 것을 알았어요. 이곳에 온 사람들은 이미 실천하고 있었더라고요. 저도 앞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구나 했어요.
오른쪽에서 세번째 인터뷰 주인공 김혜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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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람행진] 주요 일정 8/12 (화) 출발 선포식 및 기자회견 @전북지방환경청 8/13 (수) 수라갯벌 - 새만금개발 기자회견 8/25 (월) 집회 @세종정부청사 국토교통부 앞 8/31 (일) 세계 연대의 날 9/8 (월) ~ 9/10 (수) 서각전시 9/11 (목) 새만금신공항 취소 소송 선고 @서울가정행정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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