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든 삵
방방곡곡, 골짜기골짜기,
새 공항 예정지, 갯벌, 서식지 곳곳에서
깃발을 들자!
작은 깃발, 큰 깃발, 큰 목소리, 작은 목소리
재미난 목소리, 진지한 목소리, 눈물어린 목소리
어우러져 깃발을 들자!
지금 당장 깃발 든 삯을 받을 수 없을지라도
영영 깃발 든 삯 받을 수 없을지라도
삵과 마음 통하리.
|
|
|
삵
Prionailurus bengalensis |
|
|
처음 수라갯벌에 갔을 때 삵 똥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삵이 ‘내가 여기 있다, 내가 여기 살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그때 ‘아, 이곳은 새만금 간척지이기 이전에, 신공항 개발 예정지이기 이전에, 야생 동식물들의 서식지로구나’ 하고 깨달았다. 현재 우리나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인 삵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온전히 수라에서의 그러한 인연 때문이다. |
|
|
[사진1 (1), (2)] 삵 - 뒤를 돌아보고 있는 모습에서 귀 뒤 흰색 반점이 보인다.
삵은 식육목 고양이과 동물로서, 우리나라 고양이과 동물 가운데 가장 몸집이 작다. 고양이보다 덩치가 약간 작거나 비슷한 정도이다. 삵은 귀 뒷면에 흰색을 띠는 반점이 있으므로 이를 통해 고양이와 외형적 구분이 가능하다. 귀 뒤에 있는 흰색 반점은 같은 고양이과 포식자인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에게도 있다. 삵의 발가락은 4개이며 좌우 비대칭으로, 전형적인 고양이과 동물답게 발자국에 발톱자국은 찍히지 않는다. 이처럼 발톱을 숨기고 다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톱 끝이 닳지 않아 웃자란 발톱을 계속 다듬어야 한다. 이때 발가락 분비샘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나무에 묻혀 자신의 체취를 남긴다. 삵은 건조하고 눈에 잘 띄는 땅 위에 똥을 누는데, 이 또한 발톱자국처럼 영역 표시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
|
|
[사진2] 네이처링 ‘수라갯벌이 생물’ 미션방에 올라온 삵 발자국
삵은 주로 논밭과 강을 끼고 있는 저지대의 풀밭에 산다. 먹이로는 설치류와 작은 새가 주를 이룬다. 물과 친숙한 삵은 수영도 잘해서 물고기를 사냥해 먹기도 한다. 1960-70년대 ‘전국 쥐잡기 운동’을 실시한 당시, 삵이 쥐약을 먹은 쥐를 먹은 뒤 많은 수가 희생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서식지 감소와 더불어 삵의 개체수가 급감한 원인이 되었다. 최근에는 로드킬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수라에는 삵 말고도 너구리, 오소리, 고라니, 멧돼지 등 우리나라 주요 중소형 육상 포유류가 서식한다. 수라갯벌이 신공항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삵은 그 존재로서 말한다. 너구리도, 오소리도, 고라니도, 멧돼지도 말한다. “여기 우리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다.” 라고.
[참고] 이은옥 외, 2025. 중형 육식 및 잡식 동물 분변 털 분석을 통한 식이 습성 보고, 한국환경생물학회 43(1): 84-90 강준혁, 2023. [멸종저항보고서 26] 한반도 최후의 고양잇과 사냥꾼 ‘삵’, 시사위크 최태형, 최현명, 2007. 『야생동물 흔적 도감』
|
|
|
널 위해 준비했어!
봄이 되면 하늘과 바다, 강과 논, 갯벌에서 커다랗고 하얀 새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얀 색의 대형새로는 쇠백로, 중백로, 중대백로, 황로, 노랑부리백로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그 가운데. 저어새도 빠질 수 없다.
저어새는 전세계에서 6,000여 개체만이 생존해 있고 이 가운데 90%가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한다. 수라갯벌에도 여지없이 저어새들이 찾아왔다. 커다란 부리를 저어 새우며 망둥어, 모치를 잡는다. 머나먼 길을 날아와 자손을 낳고 무리를 이루어 살아간다. 그런데 작년 가을에 보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 바로 목 부분에 황금 목걸이를 두른 듯 노랗게 화려한 치장을 했다. 짝을 만나기 위해 멋지게 보이려 화려한 치장을 한 것이다. 세상에는 사람만이 꾸미는 재주가 있는 게 아니다. 사람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아름다움이, 그들이 사람이 느끼는 것과 똑같이 느낀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한없이 크게 다가온다. |
|
|
내 집에서 나가
한때 나는 새만금 방조제를 죽을 때까지 타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그 다짐이 무색하게도 수라갯벌을 탐방하고 안내하고 안부를 물으러 갈 때면 언제나 방수제 위에 깔린 새만금 남북도로를 타고 달린다. 바다 한 가운데를 막아 생긴 길이니 갯벌로의 접근성(!)이 좋고 미군기지와 새만금신공항 부지가 한번에 보여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도 좋다. 남북로가 완전히 개통되기 전에는 남수라 마을에서 출발해 두 시간은 걸어야 만날 수 있던 물끝선을 이제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볼 수 있으니 그 편리함을 떨쳐낼 수가 없다. 그래서 항상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선 이 자리는 10년전 만 해도 바다 한가운데였다’고 말이다.
남북로에서 수라갯벌을 관찰하다 보면 방수제와 맞닿은 물끝선에는 무엇이 있을지 항상 궁금했다. 시간을 내서 수라갯벌 남쪽을 잘라먹은 방수제로 올라섰다. 금계국과 패랭이꽃들이 어디에서 날려 왔는지 만개한 꽃길이 쭉 펼쳐진다. 방수제 끝에는 화산이 보이고 방수제를 사이에 두고 물이 드는 갯벌 촉촉한 갯벌과 말라버린 모래 벌판이 대조적이다. 걸음을 옮기자 마자 검은머리갈매기의 경고가 들려온다. 배가 올려다 보일 정도로 머리위를 가까이 선회하며 삐삐! 큰 소리로 경고음을 들려준다. 작은 몸짓에서 어찌 큰 소리가 날까 싶다. 모래 벌판 어딘가에 알을 낳고 한참 부화중인 상황인가 보다. 미안하다고 금방 지나간다고 아무리 빌어보아도 소용이 없다. 한 쌍이 지나가면 다른 한 쌍이 또 다른 한 쌍이 쫓아 오며 소리친다. 내 집에서 당장 나가!
조심조심 신속하게 걸음을 옮긴다. 한참 지나고 나서야 번식지를 벗어났는지 사방이 조용해진다. 수라갯벌 남쪽 방수제 물끝선에 저어새 무리와 검은머리물떼새, 흰목물떼새가 각자의 방식으로 먹이사냥에 한참이다. 쇠제비갈매기는 어찌나 빠른지 눈 깜빡하는 사이 저 멀리로 가 있다. 숨소리 내는 것도 조심하면서 남의 집을 몰래 살펴보다 보면 나는 꼭 도둑이 된 것만 같다.
남쪽을 보고 북쪽으로도 가 보기로 한다. 물이 빠진 갯벌에 쫑쫑쫑 작은 움직임이 감지된다. 멈추고 살펴본다. 망원경으로 보이는 것은 흰물떼새다. 한참을 살펴보니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여기저기 분주히 살펴보는 모습이다. 조금 옆에 또 한 마리가 또 그 옆에 또 한 마리가 있다. 갯벌에 바짝 붙어 꼼짝하지 않는 새가 보인다. 물떼새인데 내가 처음 본 새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 본다. 물떼새는 나를 본격적으로 노려보면서도 엉덩이 한번 떼지 않는다. 알을 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손바닥보다 작은 새 지만 자신보다 더 큰 사람이 다가와도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곧 부화될 새끼를 보호하고 있다. 움직이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여 더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망원경을 접었다. 더 가까이 본다 한들 내 호기심만 충족 될 뿐 수라의 새들에게 이로울 것이 뭐가 있겠나. 방수제 앉아 숨을 돌리는데 백로가, 검은머리물떼새가, 저어새가 날아든다. 내가 갯벌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저들도 숨을 돌리는가 보다.
인위적 해수유통으로 말랐다 젖었다를 반복하며 삶과 죽음이 하루아침에 갈라지는 이곳 수라갯벌에서 생명들은 끝없이 태어나고 있다. 부디 여름과 겨울을 지나 내년 봄에도 또 그 다음해에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
|
수라수라 아수라장
아! 탄식, 감탄, 응원의 아! 수라장터가 5월 29일 토요일 전북환경청 농성장 인근에서 열렸다. 팽팽문화제 가듯이 도착해서 느긋하게 둘러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좀 돕다가 먹고 놀아야지의 생각으로 건달마냥 어슬렁 거릴 심산으로 도착한 토요일 오전 11시. 자바라 천막만 6개를 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딱 맞추어 도착한 우리 5명의 수족들을 보고 완두는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물론 숱한 환대를 받아왔지만 그럼에도 이토록 환한 완두의 표정이라니. 불끈 힘이 나서 순식간에 천막 치는 데 성공. 다음 미션은요? 테이블 펴기, 수라 살다 세팅하기 등 등… 여기에 인디가 특.별.히. 가져온 자작나무합판 조립식 테이블은 설치에 있어 모양새와 만듦새와 비례하여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 여기 인파도 없고 볼 것도 없는(?) 혁신도시에서 어찌하여 장터를 열었느냐 하면 환경청의 부동의 촉구를 위한 농성장에서의 시간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함이렸다. 비록 찾는 이는 적었을지라도 신공항 만들기의 거짓됨과 부조리를 알리고 수라와 수라 근처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종들과의 관계망을 만들어 나가는 공간을 만드는 것!! 하릴없이 재판이 늦어진다고 하여 우리의 투쟁도 지연될 것이냐-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만남과 장을 열어갈테니 오라 오라 해수유통과 새들이 하늘을 장악하고 조개가 분주히 숨쉬는 세상! 자, 다음에는 어떤 특별한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여기 수라에서 날아든 소식들 놓치지 말아주세요!
농성장에 들르시면 볼 수 있는 세 대의 멋진 비닐 깃발! 바로 아수라장터에서 함께 그린 비니루입니다. 천천히 나부끼는 비니루에 우리의 염원을 담아 보내요
|
|
|
1998년, 새만금사업이 시작되어 웃을 일 없던 하제마을에 우렁찬 목소리의 현수막이 걸리지 않았을까. ‘축하! OO집 아들,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마을에는 경사 났다며 큰 잔치가 벌어졌을 것이다. 그 잔치의 주인공인 하제마을 출신의 소설가 조헌용의 당시 작품 제목은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소고’였다.
옛날에 이 마을이 모두 바다였을 때, 작은 섬 하나를 까치바위라고 불렀고 뭍이 되어 마을이 생기면서 동네 이름도 까침바우가 되었다고 했다.
섬이었던 마을이 뭍이 되었다. 뭍이 되어도 바다와 더불어 넉넉하게 살던 까침바우와 하제마을의 사람들은 새만금 사업으로 살길이 막막하여 마음이 떠나기 시작했고 미군기지 탄약고로 인해 공여지가 된 후에는 몸도 남김없이 떠나야 했다. 하제 마을은 다시 섬으로 돌아간 듯하다.
장씨는 옛날 바다였던 곳이 지금은 뭍이 되어 사람들을 보듬었듯이, 지금의 바다가 뭍이 되어 사람들을 보듬고 살아갈 것을 믿고 싶었다. 살아가는 일에 쫓겨 보상으로 나오는 돈 몇 푼에 합의도장을 찍으면서도 그런 마음만은 버리고 싶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바다만한 벌이가, 특히나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 넉넉한 바다보다 더한 벌이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여의도의 백사십배 가량의 땅이 생기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왜 그만큼의 바다를 잃는다는 것은 알지 못할까? 땅이야 주인이 있다지만 바다는 그렇지도 않았다. 그저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어처구니없이 성난 파도에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자연의 순리대로만 살아간다면 바다는 모자람이 없이 누구에게나 일한 만큼은 갖게 해준다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우리는 바다를 잃었다. 30년이 넘은 새만금 사업으로 잃은 것은 바다만이 아니다. 일터와 삶터를 잃고 넉넉하던 마음을 잃었다. 만경평야, 김제평야 만큼 드넓은 옥토를 만들겠다던 허풍선이 사업은 강물을 막아 방조제 밖의 바다까지 썩히고 있다. 바닥의 모래흙을 끄집어 매립한 땅은 누구의 옥토가 되는 걸까. 애초에 내 것도 아니었지만, 앞으로도 내 것이 될 리 없으니 잃은 것만 늘어난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 이렇게 뱃길을 내어주는 바다가 막히는 날까지라도 뱃일을 하면서 바다와 더불어 살고 싶을 뿐이었다. 아니, 장씨는 믿고 있었다. 벌써 배를 가져다주고도 까침바우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바다는 그들 가슴에 살아 있다는 것을. 높은 사람들이 아무리 뭐라 해도 바다가 그들 눈에서 뭍으로 바뀌는 날까지 그들은 바다를 버리지 않을 터였다. 아직 바다 밑에는 노랑조개, 피조개, 생합, 소라, 골뱅이, 꼬막이 그들의 믿음처럼 자라고 있었다. 빗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더니 시나브로 굵어졌다.
2025년, 바다는 뭍이 되어 가고 있지만 우리는 바다를 버리지 않을 터이다. 남아 있는 갯벌을 지키고, 방조제가 막은 바닷물이 좁은 관문을 통해서라도 온종일 오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직 우리의 믿음이 생명처럼 자라고 있다.
팽팽문화제 1시간 전에 모여 책을 읽는 ‘팽팽60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
|
|
2025년 6월의 주인공_설해
코너 소개 팽팽문화제에는 어떤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을까요? 팽팽문화제를 만들어가는 사람, 매번 오는 사람, 얼떨결에 오게 된 사람, 그냥 슬쩍 들른 사람…그 중 매달 한 사람을 가볍게 붙잡아, 3분 동안 나눈 이야기를 전합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A. 청주에 있는 ‘생활교육공동체 공룡’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는 김설해입니다. 팽팽문화제를 함께 준비하고 있어요.
Q. 팽팽 문화제와는 어떻게 처음 연결되신걸까요? 군산에서 정식으로 연대 활동을 시작한 건 2020년이에요. 그 전에는 ‘미디어로 행동하라’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투쟁 현장을 찾아가, 미디어를 통해 현장의 이야기를 만들고 전하는 활동을 했어요. 그 과정에서 성주 소성리나 제주 강정마을을 가게 됐고, 그 후 군산도 오게 되었어요. ‘‘미디어로 행동하라’ 프로젝트가 일년에 한 번쯤 열리는 이벤트 같은 성격이었다면, 군산에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정기적이고 일상적인 연대 활동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새롭게 기획한 프로젝트가 ‘난리법석’이었고요. 2020년 1월, 하제마을의 마지막 집들이 막 철거되기 시작할 무렵 이곳에 와서, 그 과정을 기록하고, 주민분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남기는 작업을 했어요. 동시에 이곳에서 벌어진 문제들을 알리기도 하고요. 그런 과정 속에서 팽팽문화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모였고, 2020년 10월에 첫 번째 문화제를 열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매달 이어지는 팽팽문화제와 지금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Q. 설해에게 팽팽문화제란? 보면 그냥 좋은 것? 참 신기한데,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좋다고 느껴져요.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기만의 좋음이 있어요. 그럼에도 굳이 말로 해보면… 여기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시민들이 되게 환상적이고, 함께하는 과정에서 얻은 소중한 기억들이 정말 많아요.
Q. 설해의 요즘 최고 관심사는 뭔가요? 살림과 요리요. 최근에 그런 역할을 맡게 된 상황들이 생기면서,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배워가는 중이예요.
Q. 요즘의 관심사 덕분일까요. 설해가 팽팽문화제 먹을거리로 준비해주신 참외샐러드도 정말 맛있었어요. 혹시 레시피를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먼저 감자칼로 참외 껍질을 듬성듬성 벗기고 반으로 갈라 씨를 파낸 뒤, 체에 걸러요. 그렇게 걸러진 참외 속 달달한 즙에 올리브유와 레몬즙, 식초, 꿀을 넣어 새콤달콤하게 소스를 만들고, 그걸 다시 참외에 뿌려줘요. 참외의 맛을 참외에 다시 뿌려주는 격이죠. 이 때 참외는 얇게 슬라이스해 준비하면 됩니다. 오늘의 포인트는 참외 소스에 평화바람 텃밭에서 자란 딜을 섞은 거예요. 딜이 어우러지니 보기에도 훨씬 예쁘더라고요. 그리고 또 영길샘이 매년 만드시는 피클 국물을 한 국자 첨가했더니 맛이 더 깊어졌어요. 이 참외샐러드는 과일과 샐러드의 중간쯤 되는, 디저트로도 밥반찬으로도 가능한 메뉴랍니다.
Q. 설해에게 평화란? 예전에도 누가 비슷한 질문을 했을 때 툭 던진 답이 있었는데, 그 답이 꽤나 좋구나 스스로 생각한 적이 있거든요. ‘내가 이런 마음을 갖고 있었구나’하는 걸 새삼 확인하기도 했고요. 그 답은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로 밥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나눠주는 것”이에요. 내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만들고, 그걸 다른 이에게 건네는 것. 그게 평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
|
|
‘소년의 시간’이 던지는 질문 앞에서_윤디
‘무엇이 소년을 괴물로 만들었을까? 왜 그랬을까?’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을 보았다. 이른 아침 평온했던 한 가족의 일상은 총을 든 경찰이 소년을 살인 혐의로 체포하며 한 순간에 깨져 버린다. 살인을 저질렀을 것으로 예상할 수 없었던 주인공 소년(제이미)의 나이는 겨우 열세 살이다.
소년을 체포하며 시작된 1화에 이어 2화는 제이미가 다닌 학교를 보여준다. 그곳에서는 타인을 조롱하고 동급생 식판에 쓰레기를 던지는 아이들이 있다. 어수선하고 평화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제이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아버지에게 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들 ‘애덤’은 답답하다는 듯 힌트(단서)를 말해준다. ‘인셀(Incel)’, ‘80대 20 법칙’. 들어본 적 없는 단어들 앞에서 경찰인 아버지는 아이들의 소셜미디어 속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비자발적 금욕’을 뜻하는 ‘인셀’과 소년의 범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연애 대상 혹은 성적 파트너를 만날 수 없다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남성 이성애자 집단’이다.
소셜미디어 속에서 제이미는 자신의 존재를 남들로부터 부정당하거나 혹은 스스로를 부정하며 지내왔다. 사건이 있고 7개월 후 임상심리학자 브리오니와 제이미는 면담을 통해 만난다. 제이미는 자신을 괴롭힌 동성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와 달리 피해자이자 죽은 이성 친구 케이티에 대해 증오심을 강하게 보인다. 자신을 피해자로 만든 ‘나쁜 년’으로 여긴다. 여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박사의 질문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이 불리해지는 상황에 놓이거나 화가 나면 앉아 있던 의자를 마구 집어 던지거나 상대를 향해 욕을 퍼붓는다. 그러면서 이렇게 된 자신은 박사 때문이라고 말한다. 제이미는 ‘너무도 쉽게’ 폭력성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성인 여성인 박사를 공포에 떨게 한 것이 자신의 힘인 듯 웃어보인다. 자신의 혐의 없음을 눈물로 보여주던 열세 살 소년은 없었다.
두 사람을 번갈아 천천히 따라가던 카메라 시선이 어느 순간 브리오니 박사의 얼굴에서 멈춘다. 그의 얼굴은 얼어 있고 애써 어떤 감정을 참아낸다. 그에게서 카메라는 다시 시선을 제이미에게 돌린다. 소년은 죽은 소녀 케이티를 언급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샌드위치를 먹고 있다. 심리 상담을 마친 듯 박사가 이제 더 이상 만날 일이 없음을 예고하는 순간 소년은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묻는다. “날 좋아하세요?”, “난 선생님 좋거든요.”, “날 안 좋아하세요?”, “막 끌리고 그런 거 말고 그냥 사람으로서요.” 박사에게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하자 소년은 “내가 죽였다고 하기만 해봐!”, “가만 안 둬”라며 협박을 한다.
소년은 여성인 박사를 함부로 혐오한다. 그러면서 애정을 갈구하기도 하고 자신이 인정받지 못할 때에는 분노한다. 공감과 소통이 자라지 못한 자리에 왜곡된 마음이 가시덩굴처럼 박힌 소년의 모습에서 강남역 사건을 비롯한 여성 혐오를 드러낸 수많은 사건들이 떠올랐다.
조너선 하이트가 쓴 책 <불안 세대>를 읽은 적이 있다. 놀이 기반의 아동기가 쇠퇴하며 사회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꼬집고 있다. 책 부제인 ‘디지털 세계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는 소년 제이미가 만난 세계를 충분히 상상하게 한다. 스마트폰에 갇힌 아이들이 경험을 차단 당하며 세상을 발견할 능력을 잃어버린다. 소셜 미디어는 잘못된 세상에 대한 인식을 더욱 단단하게 응집시키며 소외와 사회적 박탈로부터 구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한다. 모든 원인이 소셜 미디어 때문은 아닐 것이다. 영화에서 누구보다 자식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소년의 부모가 있다. 소년과 달리 잘 커주는 딸 리사를 보며 아빠 에디는 “우리가 어떻게 만들었지...”라며 울먹인다. 아내는 “똑같은 방법으로”라고 답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일이었을까를 자책과 고통으로 마주하며 아들 제이미에게 미안해하던 장면은 이 세상에 여러 물음을 되묻고 있었다.
되돌릴 수 없는 소년의 시간은 현실에서도 벌어진다. 꼬리처럼 무는 불안으로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들에게 들려 온 끔찍한 말을 상기해보라.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여성 혐오 재현 표현이 아무렇지 않게 어느 날 공중파 방송에서 퍼져 나갔다. 무엇이 괴물을 만드는 것일까.
개인은 천재다. 그러나 군중은ᅠ머리 없는ᅠ괴수, 거대하고ᅠ야수 같은ᅠ바보가 되어 시키는 대로 행동한다. (찰리 채플린)
|
|
|
군산평화박물관 굿즈 출시!
알록달록 칠면초와 도요새 양말
|
|
|
[상시]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천막농성과 선전전 일시 : 월 ~ 금 (8시, 12시, 18시) 장소 : 전북지방환경청 앞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를 위한 목요선전전 매주 목요일 16시 40분 ~ 17시 30분
한길문고 사거리 앞
6/7
‘남수라 마을에서 수라갯벌 물끝선까지’
오전 9시 30분 군산공항입구 출발
6/11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수요집회 오후 2시, 군산미군기지 정문
제 2회 하제 방문의 날 (매달 둘째주 수요일) 오후 3시, 하제마을 팽나무 앞
6/21
지키자 팽나무! 지키자 평화! 54회 팽팽문화제
오후 3시, 하제마을 팽나무 앞
(7월 팽팽문화제는 7월 26일)
7/9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 수요집회 오후 2시, 군산미군기지 정문
제 2회 하제 방문의 날 (매달 둘째주 수요일) 오후 3시, 하제마을 팽나무 앞
7/10 새만금 신공항 취소소송 변론재개
서울 행정법원 |
|
|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펴낸곳 | 팽나무도요새클럽
함께하는곳 | 군산평화박물관
만든이 | 치자+우엉+자연+인디
표지그림 | 치자
배포 | 작두
디자인 | (주)디자인사과나무
팽나무도요새클럽은
군산의 평화운동단체 '평화바람' 주변으로 이끌린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좋았어요! 🤗ㅣ 음, 잘 모르겠어요 🥺
|
|
|
|